엄규숙 靑 여성가족비서관 "구속 수사, 엄격한 법집행 지켜봐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가 '민간 위탁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청원에 대해 30일 "아동 학대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청원은 '위탁모에게 굶기고 맞아죽은 15개월 된 저희 딸 얘기 좀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민간 위탁모에게 맡겨졌던 15개월 아기가 뇌손상을 입은 채 병원에 실려왔으나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으로 딸을 잃은 아빠의 호소에 22만 1317명이 공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민간 위탁모가 아이를 상습적으로 굶기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해자는 아기의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몸이 뻣뻣해지는 뇌출혈 증상이 있었음에도 아이를 32시간동안 방치하다 병원에 데리고 간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샀다.
청와대가 22만1317명의 공감을 받은 민간 위탁모 아기 학대 사망 청원에 대해 민간 위탁모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진=청와대] |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30일 가해자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는 청원인의 호소에 "가해자는 피해 아기를 학대한 혐의에 대해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결국 자백했고, 아동학대 치사 등의 혐의로 지난 11월 30일 구속기소됐다"며 "지난 1월 7일 첫 공판에 이어 28일에 두 번째 공판이 있었는데,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현행 '아동학대처벌특례법'상 학대로 아동을 사망하게 할 경우,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되어있다. 검찰은 아동이 사망할 경우 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고의성이 발견될 경우 징역 30년, 무기징역, 사형을 구형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원에서는 양형기준에 따라 최고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엄 비서관은 "아동학대 조사의 경우, 피해자가 아이들로 보통 스스로 의사표현이 불가능하고, 다른 목격자도 없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민간 위탁모의 경우 자격, 시설, 담당 아동 수 등 별도의 규제나 규정이 없어 현장 조사 시 위법 사항을 적발하기도 어렵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
엄 비서관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하려고 한다"면서 "지난해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금년 7월 출범할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아동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데 지자체 직영이나 공공기관 위탁 등의 방식으로 공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 비서관은 "사후관리 계획은 반드시 경찰, 법조인, 지자체 등이 참여한 아동학대사례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수립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월 1회 이상 사례전문위원회를 운영해 진행경과를 수시로 공유하고 그 결과를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해 경찰,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이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엄 비서관은 민간위탁모 대책에 대해서도 "민간 위탁모의 경우 부모와 위탁모간 사적인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특별한 규제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지난 2017년 12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소개했다.
이 법은 비공식 영역에 머물러 있는 가사‧육아를 공식 노동시장으로 편입하고 가사근로자의 근로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사서비스 회사가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가사서비스 회사는 가사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을 지고, 회사는 고객들에게 정보공개, 피해보상 등 서비스 관리와 책임을 지게 된다.
엄 비서관은 "이 법이 시행된다면 양질의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정부가 직접 인증할 계획"이라며 "가사서비스 이용자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 근로자 실태 파악도 가능해질 것"이라과 기대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