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정위회의실(T-3)서 실무접촉
南 조용근 육군대령·北 함임섭 육군대좌 등 5명씩 참석
4월 1일부터 민간선박 자유항행 시범운영…확대 검토
[세종·서울=뉴스핌] 이규하 노민호 기자 = 군 당국은 30일 판문점에서 북측과의 군사 실무접촉을 가지고 한강하구 해도(海圖)를 전달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군사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5분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정위회의실(T-3) 에서 실무접촉을 가졌다.
회의에는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대령), 윤창희 해병 대령(남측 공동조사단장), 황준 해양사산부 수로조사과장 등 5명이 남측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함인섭 육군대좌(우리의 대령급), 오명철 해군대좌(북측 공동조사단장) 등 5명이 자리했다.
이번 실무접촉을 통해 남측은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남북공동수로조사 결과를 반영해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와 조사결과 보고서 등을 북측에 전달했다. 또한 양측 공동수로 조사단장들에 의한 서명식도 병행했다.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정위회의실(T-3)에서 남북은 해도 전달을 위한 군사당국 간 실무접촉을 가졌다. 사진은 조용근 육군대령(오른쪽)이 함인섭 북한 육군대좌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
이 밖에 남북 군사당국은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과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들도 협의했으며, 특히 9.19 군사분야합의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민간선박의 자유항행을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953년 정접협정 이후 65년 동안 사용이 제한됐던 한강하구에서 민간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남북이 공동으로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남북군사당국은 9·19 군사합의가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을 지속 경주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정위회의실(T-3)에서 남북은 해도 전달을 위한 군사당국 간 실무접촉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윤창희 해병대령, 황준 수로조사과장, 오명철 북한 해군대좌.[사진=국방부] |
남북 공동조사단이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9일까지 강화도 말도∼파주시 만우리 구역(약 70km, 면적 약 280㎢)에서 수로측량 및 조석관측을 수행한 바 있다.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 한강하구는 지난 1953년 정전협정이후 65년 동안 우발적 충돌 발생 가능성으로 민간선박의 자유항행 자체가 제한돼 왔다. 이후 9.19 군사합의를 통한 민간선박 자유항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이 합의되면서 해도 제작이 이뤄졌다.
이번 남북 공동이용수역 해도는 축척 1:6만으로 제작하는 등 공동이용수역의 수심, 해안선, 암초 위치 등이 표기돼 있다.
남북 공동이용수역은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간사지(썰물 시 드러나는 지역)와 사주(하천에 의해 바다로 유입된 토사가 파랑·해류로 해안과 평행하게 퇴적된 해안지형), 1m 미만의 얕은 수심이 넓게 분포된 곳이다.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수역 해도 [출처=해양수산부] |
남북 공동조사단이 수심 2m 이상의 최적 항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말도부터 교동도 서측까지', '강화도 인화리에서 월곶리 앞까지'가 최적 항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올해 상반기 중 기존 제작된 주변해역의 해도와 연계, 전자해도 및 종이해도를 제작할 계획이다.
강용석 해양조사원장은 "이번에 제작한 해도가 남북 공동이용수역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행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번 해도는 짧은 기간 안에 뱃길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개략적 수로조사 결과만 반영돼, 민간선박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행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밀 수로조사 등 최신 정보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