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베네수엘라 정부가 29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온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출국 금지에 나서는 등 사법 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과이도 의장의 신병에 문제가 생기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마두로 정권 퇴진을 둘러싼 정국 혼란과 국제적 갈등이 가중되고 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네수엘라 타렉 사브 검찰총장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대법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과이도 의장을 기소하기 위한 사전 조사와 출국 금지, 자산 동결 조치를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국회의원에 대한 면책 특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법원의 결정으로 이를 박탈할 수 있다. 따라서 사브 총장의 이날 발언은 과이도 의장을 기소, 사법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과이도 의장은 이에 대해 “불행하게도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그들의 대응은 오직 처벌과 억압뿐”이라면서 “우리의 투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과이도 의장 신병에 해를 끼친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미국인들에게 베네수엘라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국무부는 범죄와 국내 불안, 의료 인프라 부족, 미국인의 임의적인 체포와 억류를 언급하며 베네수엘라를 여행 금지 지역인 ‘레벨4’로 지정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에서 살인과 무장강도, 납치, 차량탈취가 흔히 발생하고 있으며 정치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정부군의 시위대를 대한 사격으로 40명 이상이 사망하고 85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타렉 사브 검찰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마두로 대통령 퇴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전방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28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에 대한 강력한 제제를 부과하는 등 마두로 정권의 자금원 차단에 나섰다. 이날 볼턴 보좌관이 ‘5000병력을 콜롬비아로’라는 메모가 적힌 노트를 들고 있는 것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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