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PDVSA, 시트고 등 제재 발표
마두로 정권 자금줄 차단하며 군부도 압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핵심 수입원인 국영 석유기업 PDVSA에 제재를 부과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가 PDVSA에 대한 자산 동결 등 강력한 제제를 부과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PDVSA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오른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 보좌관은 이번 조치로 70억 달러 규모의 PDVSA의 자산이 동결되며 이에 따른 수출 감소로 베네수엘라는 내년에 11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의 부정부패를 공개해왔고 오늘의 제재는 그들이 더 이상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산을 약탈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미국 내 석유 수급에 파장을 감안, 시트고가 당장 영업에 큰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PDVSA는 세계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핵심 수입원이며 미국에 진출해있는 정유회사 시트고의 과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시트고는 미국내 석유 판매를 통해 그동안 베네수엘라의 달러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PDVSA 로고가 적힌 유조차량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온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을 인정한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마두로 정권 축출’에 나섰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중남미의 우파 정부들도 지난해 선거 부정과 최근 경제 파탄 등을 이유로 마두로 정권에 대한 퇴진 압박을 높여왔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생명줄인 석유 산업을 마두로 정권에서 분리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과이도 국회의장도 이날 PDVSA와 시트고에 새로운 이사진을 임명하도록 의회에 명령했다고 밝히는 등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마두로 정권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군부도 경제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과이도 의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