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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검찰, ‘MB 민간사찰’ 부실수사…정치권력 보호 초래”

기사입력 : 2019년01월28일 10:39

최종수정 : 2019년01월28일 10:39

“압수수색 지연 등으로 증거인멸 빌미…소극적 수사”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 관련, 검찰이 세 차례에 걸친 수사 동안 부실한 수사를 펼쳤다는 결론이 나왔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검찰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비선조직이 민간인 등을 광범위하게 불법사찰한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대통령 등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며 “오히려 불법을 자행하는 정치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3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영장실질심사는 검찰 출신의 명재권 판사가 진행한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과거사위에 따르면 진상조사단은 과거 검찰이 사찰 피해자인 민간인 김종익 전 KB한마음대표의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서 당시 사찰 몸통으로 지목된 지원관실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압수수색이 다소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주요 참고인 진술서와 이른바 ‘대포폰’ 통화내역이 누락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고의로 수사기록에서 관련 자료들을 누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또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핵심물증인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지원관실 조사 권한 밖인 민간인 등을 사찰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예상되는 문건 등이 다수 발견됐는데도 이들 자료에 대한 수사를 형식적이고 부실하게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장진수 전 총리실 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 이후 이뤄진 2차 수사에서도 부실 수사가 이어졌다는 결론이 나왔다. 핵심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의심되는 핵심 연루자의 체포 시기가 부적절했다고 봤다.

다만 과거사위는 검찰이 이같은 부실수사를 통해 윗선 개입 규명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통해 국가 권력에 대한 엄정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검찰이 공수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검찰 지휘부의 수사지휘권 행사 기준 마련과 이의제기절차 도입, 수사 과정에서 주요 압수물인 USB가 사라진 사건에 대한 추가 감찰 또는 수사, 기록관리제도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MB정부 민간인사찰 의혹은 2010년 6월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김종익씨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동영상을 게재, 지원관실의 불법사찰을 받고 대표 자리에서 쫓겨났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1차 수사에서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3명을 재판에 넘겼으나 윗선 개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장진수 전 주무관은 2012년 3월 불법사찰뿐 아니라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고 이를 발설하지 않는 대가를 받았다고 폭로, 검찰이 2차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검찰은 일부 관계자만 기소한 채 여전히 윗선 개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 지어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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