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시작된 23일, 김 전 지사 불출마 선언
"갈등·분열의 작은 불씨라도 만들어선 안돼"
"국민 지지를 안주 수단으로 이용해선 희망 없어"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불출마를 결정했다.
김 전 지사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현 정부의 경제실정과 안보불안, 민생파탄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제1야당의 역할에 대해 많은 분들의 고견을 들었다"면서 "당이 하나 되는 길, 미래로 가는 길, 승리로 가는 길과 제가 가야 할 길을 놓고 많은 갈등과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결과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갈등과 분열의 작은 불씨라도 제가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5.08 leehs@newspim.com |
그간 김태호 전 지사의 거취를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져 '대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이번 선거에 김 전 지사는 나오지 않기로 결정한 것.
김 전 지사는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에는 힘을 더하고 가서는 안 될 길에 가지 않도록 막아서는 것이 제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이 길은 제가 지금까지 변함없이 실천해 온 선당후사의 정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탄핵의 아픔을 겪으면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가슴 깊이 새겼다"며 "우리 당은 배를 띄울 수 없을 정도의 민심의 바닥을, 무서움을 처절하게 경험했다"고 말했다.
'군주민수'는 순자(苟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 전 지사는 또 "지금 국민들께서 우리 당에 보내주시는 작은 지지를 안주의 수단이나 과거로 돌아가는 동력으로 이용해서는 희망이 없다"면서 "아직도 난파선에 불과한 우리 당을 더 뜯어고치고 변화시키는 혁신의 에너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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