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운영 계획 밝혀
전문가들 "매번 똑같은 이야기...결국 달라지는 것 없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22일 인권위 산하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체육계 전문가들은 ‘소나기 피하기’식 대책이라며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문제가 확산하자 정부에서 요란하게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결국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 완전한 근절을 위한 특별조사단 구성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산하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해 정확한 실태조사와 제도개선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별조사단의 구체적인 업무로는 △빙상과 유도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의 전수조사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 실시 △전국 성폭력‧성희롱 접수창구와 연계한 새로운 신고시스템 마련 △신속한 피해자 조사 및 구제 조치와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률지원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에리사 휴먼스포츠대표)은 “맨날 나오는 이야기다. 별 내용이 없다”며 “전수조사하고, 합숙 문화를 개선하는 등 대책들은 단순한 ‘가지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선수촌장은 “우리는 늘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때 당시를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처방만 내놓는다”며 “그러니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한체육회를 해체해 새롭게 개혁하고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통해 새 판을 짜야한다”며 “국가는 체육계가 바로 설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것저것 대책을 내놓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송강영 동서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도 “지금껏 대책이 없어서 이런 일이 반복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결국은 잠시 소나기를 피해보겠다는 것”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송 교수는 “10년 전에도 정부가 발벗고 나선다고 했는데 결국 지금 달라진 것이 없다”며 “수십년간 이런 행태가 반복돼왔는데, 현장의 선수들이 이제와서 믿겠느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진단을 하더라도 결국 이를 개선하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 단체들이 개선의 의지가 없다면 결국 또 10년 후에 이런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는 "늦었지만 인권위가 전수조사하고 후속 시스템까지 마련하겠다고 나선 의도 자체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한체육회 위에 인권위가 있어야 대책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0년 전에도 이러한 사태가 터졌을 때 해결되지 못한 이유는 인권위의 가이드라인이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외부에서 이렇게 많이 움직여도 대한체육회는 콧방귀만 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꼭대기에 있다. 청와대도 쉽게 못 건드린다"며 "대한체육회 정관 등을 수정해 선수들의 인권과 관련한 사항은 인권위가 담당한다는 내용을 삽입해 인권위의 권한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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