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두환 골프 의혹에 "파렴치한 행위"…한국당만 침묵
레이더 갈등 일자 나경원 "문대통령, 불필요하게 일본 자극"
손혜원 관련해서는 12번 논평, 서영교 논평은 딱 1번에 그쳐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정당별로 하루에 적게는 5~6개, 많게는 10개가 넘는 논평을 내놓은 것이 정치권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제 1 야당답게 현 정부의 실정이나 정권의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쉴 새 없이 논평을 쏟아낸다.
그럼에도 한국당이 유독 침묵하는 3가지 이슈가 있다. 하나는 최근 골프 라운딩으로 논란이 된 전두환 전 대통령, 또 하나가 우리 정부와 일본의 레이더 갈등이다.
아울러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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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 전두환 골프 의혹에 한국당만 침묵, 레이더 갈등엔 "일본 자극말라"
알츠하이머 병으로 재판에 못 나온다고 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멀쩡히 골프를 치러 다닌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16일 각 당 대변인들은 쉴 새 없이 국회 정론관을 들락거렸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도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도 모자란데 심지어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한국당은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논평 뿐 아니라 전 전 대통령 골프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수 차례의 당 회의에서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대신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에 역사 왜곡 전력이 있는 인물을 추천해 유가족의 반발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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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한국당은 지난해 말 불거진 일본과의 레이더 갈등에 대해서도 이달 6일 한 번 논평을 낸 것을 제외하면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같은 기간 4번의 논평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오히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4일 "문재인 정부가 신년사 등을 통해 불필요하게 일본 정부를 자극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며 일본 편을 거드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 손혜원 관련해서는 12번 논평, 서영교 논평은 딱 1번에 그쳐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대해 한국당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서 의원은 국회에 파견된 판사를 자신의 의원실로 불러 성 범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지인의 아들에 대해 선고를 낮춰줄 것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다.
서 의원은 "가물가물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원내수석부대표와 상임위 위원에서 자진 사퇴했다.
서 의원 행위는 3권 분립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서 의원을 향해 딱 한 번 논평을 냈을 뿐이다. 바른미래당이 네 번의 논평을 통해 서 의원을 압박한 것과 대조된다.
지도부와 대변인이 침묵하자 송언석 한국당 의원이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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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사진 가운데),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왼쪽),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
반면, 한국당은 부동산 차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16일부터 19일끼자 나흘간 무려 12번의 논평을 냈다. 또 각 종 회의에서도 손 의원을 주된 공격대상으로 삼고 청와대 김정숙 여사와의 관계까지 거론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서 의원 문제에 대해 한국당이 적극 나서지 않은 이유를 재판 청탁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연결돼 결국 사법농단과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오히려 여권 내에서 서 의원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사법농단 법관과 국회가 이렇게 연결돼 있으니 사법개혁에 국회가 소극적이란 의혹을 가질 것”이라며 "국회와 정치권은 물론, 검찰 역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원칙대로 수사에 임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