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여타 시장이 포화 지점에 도달하자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었던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극심한 한파를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2017년 강력한 판매 증가세에 일조했던 취득세 인하 조치도 만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제일 먼저 자동차 구입을 보류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808만대로 전년비 2.8% 감소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량은 2371만대로 4.1% 줄었다. 반면 정부의 전기차 장려책의 효과로 전기차 판매량은 126만대로 62%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휘발유 차량 판매는 이미 2017년에 정점을 찍고 쇠퇴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중국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거뒀던 GM과 폭스바겐 등이 직격탄을 맞았고 현대자동차와 포드, 푸조 등은 막대한 과잉생산 문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6% 증가하며 장기간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위안화 절하, 중국 증시 폭락,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이 겹치며 자동차 판매는 11% 감소했다. 또한 P2P 대출 등 온라인 대출에 대한 규제 및 단속 강화도 자동차 판매에 악재로 작용했다.
앞으로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5% 감소한 후 내년에 소폭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 증가율을 전망했던 CAAM은 올해 보합을 전망했다.
쉬하이둥(許海東) CAAM 부회장은 “향후 3년 간 자동차 판매는 L자형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기하강과 금융 여건 악화 등으로 올해 소비지출이 위축될 것이며 특히 소도시에서 최근 수년 간 자동차 시장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75만2243대로 37% 급감하며 2012년 이후 가장 저조한 판매 성적을 거둬 중국 시장에서 특히 쓴맛을 봤다. GM 판매량도 365만대로 10% 감소했으며, 특히 4분기에 25% 급감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던 폭스바겐 브랜드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 311만대로 2% 줄었다.
외국 자동차회사들은 토종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더욱 까다로워지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지난해에도 선전했다. 중국 민영 대형 자동차사 저장지리(浙江吉利)의 지난해 판매량은 150만대로 20%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총 자동차 판매량의 4%를 차지한 전기차 판매량은 정부의 목표대로 2025년에는 20%까지 순조롭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모든 자동차회사들에 전기차 생산을 의무화한 만큼 전기차 생산과 보급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지난주 상하이에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으며, GM과 폭스바겐 등 다른 회사들은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국 테슬라 모델3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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