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부침, 삼성전자서 30여년간 일하며 겪은 일반적인 현상"
"메모리 반도체 수요 계속...韓 경쟁 우위 中 쉽게 못 따라와"
"반도체 수출 의존도 낮추고 핵심 생산 장비 개발에 힘써야"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지난해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반도체 시장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고 해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관입니다."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BNW인베스트먼트] |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1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반도체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지난해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1978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30여년간 근무하면서 반도체 총괄 메모리담당 사장, 삼성SDI, 삼성LED 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에 오르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면서 제조 직군으로는 처음으로 사장 자리에 오른 업계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김 대표는 "데이터 센터 증설 등에 따른 갑작스런 수요 확대로 지난해 초호황기를 맞았던 것"이라며 "수요는 줄고 공급이 많아지는 상황이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했을 때에도 자주 있었던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역전된 수요 공급 현상이 정상화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지난해와 같은 슈퍼호황을 또 맞이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서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한 메모리 가격 상승 시기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요 발생 시기가 하반기에 집중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5G, 인공지능(AI) 등의 산업이 발전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다른 기업들보다 우위에 있고, 기술 격차를 계속 벌이고 있어 아직까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지만 빠르게 쫓아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르면 연말부터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력이 높은 제품은 아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아울러 지금의 위기는 반도체 기업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1%로 높아지면서 시장 부침이 국가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더 엄중하게 봐야 한다"면서 "수출 다변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나서 핵심 장비 개발과 인재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든다 한들, 핵심 장비를 우리가 만들지 못한다면 위기가 닥쳤을때 오히려 대응하기가 더 힘들어 진다"면서 "특히 최근들어 반도체 관련 인재가 부족해지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게 되면 정말 어려움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