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질문에 '위원장' 빼고 네차례 '김정은'
친분, 32세 나이차, 당황 등 다양한 해석 나와 눈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따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칭을 생략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부문에서 8명의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이 중 사이먼 데니아 미국 워싱턴 포스트 지국장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호칭은 빼고 “김정은”이라고만 말했다. 횟수로는 네 차례다. 문 대통령은 사이먼 지국장보다 앞서 진행된 질문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라며 위원장 호칭을 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 대통령은 사이먼 지국장이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의,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전략자산은 어떻게 되는지를 질의했냐’고 묻자 “김정은이 비핵화를 말해도 이 비핵화가 미국이 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비핵화하고는 다를 것이라고 믿지 못하는 견해,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단 김정은은 나에게나 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나 또는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이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난 각국의 정상 지도자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 그것하고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는 “김정은은 이런 비핵화 문제와 그다음에 특히 또 종전선언, 주한미군의 지휘 이런 것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사진=청와대] |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거듭된 친서교환 등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친분’에 대한 방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1953년생인 문 대통령이 32살이나 어린 김 위원장(1984년생)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위원장 호칭을 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사이먼 지국장에 대한 질문에 당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워싱턴포스트 지국장의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며 호칭을 뺀 문 대통령의 답변을 언급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그동안 꼬박꼬박 불렀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며 “말하는 표정, 어조도 불안하게 느껴졌다”고 꼬집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