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경상수지 50.6억달러...상품수지 흑자규모 9개월 만에 최소
반도체 단가 하락·세계 교역량 둔화 탓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지난해 11월 국내 경상수지가 8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규모는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 품목 단가 하락과 세계 교역량 둔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영향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5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4억3000만달러) 보다 2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흑자규모는 지난해 4월(17억7000만달러) 이후 최소치다.
<자료=한국은행> |
경상수지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상품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는 79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14억6000만달러) 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작년 2월(59억3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이다.
통관기준 11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한 51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주력품목 단가 둔화와 세계 교역량 둔화, 그간의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기준 증가세가 둔화됐다. 선박을 제외할 경우 1.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보면 화공품(4.3%), 석유제품(21.0%), 철강제품(1.9%), 반도체(11.7%) 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으나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선박은 166.7% 증가했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0.4%), 전기·전자제품(-1.2%), 승용차·부품(-0.5%)은 전월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통관기준 11월 수입액은 468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5% 증가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할 경우 2.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원자재와 소비재가 각각 25.3%, 3.7% 증가한 반면 자본재는 3.5% 감소했다.
11월 서비스수지는 전년동월 32억7000만달러 적자에서 22억9000만달러 적자로 개선됐다. 서비스수지를 구성하고 있는 운송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5억달러) 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운송수지를 해상운송수지와 항공운송수지로 나눠서 살펴보면 해상운송수지는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으로 전년동월(-4억5000만달러)에서 1억8000만달러 적자로 개선됐다. 항공운송수지도 입국자수 증가로 항공여객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월 여행수지는 12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15억5000만달러)에 비해 적자가 줄었다. 중국인과 일본일을 중심으로 한 입국자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출국자수는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영향이다.
11월 입국자수는 135만명으로 전년동월(109만3000명) 대비 크게 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출국자수도 229만6000명으로 전년동월(222만8000명) 보다 늘었다.
이자, 배당소득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 7000만달러 적자에서 3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년(-7억달러) 보다 적자 폭이 소폭 늘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가 국내에 송금하는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를 이전소득수지라고 일컫는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42억6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8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해외주식투자는 글로벌 주식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을 중심으로 지속됐으며, 해외채권투자는 미국 정책 금리 인상속도 완화 기대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1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 감속폭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 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채권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소폭 증가로 전환했다.
파생금융상품은 3억4000만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외한 준비자산은 4000만달러 감소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