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BTS'와 1년 재계약
신한은행,워너원 뒤 이을 광고모델 물색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올 한해 '인기 아이돌그룹'을 앞세워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은행의 유스(YOUTH) 마케팅 전략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아이돌그룹을 향한 젊은 고객층의 '팬덤 문화'가 고객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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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KB국민은행] |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인기 아이돌그룹인 '방탄소년단(BTS)'과 광고모델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방탄소년단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큰 재미를 봤다. 지난 6월 출시한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 상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KB X BTS 적금'은 그야말로 '흥행대박'급이다. 통상 은행들의 적금 상품이 5만좌만 개설되도 성공으로 평가되는데, 해당 상품은 출시 반년 만에 가입계좌가 18만좌, 가입금액이 1200억원을 넘어섰다.
흥행비결은 금융상품에 팬덤문화 접목이다. 일반 우대이율은 물론 BTS 데뷔일이나 멤버 생일에 입금한 돈에 특별 우대 이율을 주는 방법으로 젊은 고객의 구미를 당겼다. 데뷔일이나 멤버들의 생일에 입금되는 돈은 평소보다 약 5배 넘는 뭉칫돈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홍보효과도 덩달아 누렸다. 국민은행이 지난 2월 방탄소년단과 진행한 광고영상은 유튜브 등 각종 SNS 채널에서 조회수가 1000만이 넘었고, 특히 해외고객들의 유입도 늘어 국민은행의 해외인지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019년에도 방탄소년단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큰 기쁨과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역시 인기 아이돌그룹 '워너원'과의 협업을 통해 통합 모바일앱 '쏠(SOL)'을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신한은행은 올 2월 '쏠' 앱 런칭과 맞물려 광고모델로 워너원을 기용했다. 앱 안에 '워너원 존'을 만들고 앱 가입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젊은 고객 유치에 힘썼다. 그 결과 출범 1년이 채 안 돼 가입자가 8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워너원의 모습을 담은 통장과 체크카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워너원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체크카드의 경우 젊은 고객층 사이에서 소장 아이템으로 불리며 약 13만개가 발급됐다.
신한은행은 워너원과의 광고계약을 지난 달 17일 종료했다. 당초 2월, 6개월 기간으로 최초 계약 후 홍보효과가 크자 3개월을 추가 연장했지만, 워너원이 올해 말일을 기점으로 해체한 영항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내년도 광고모델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워너원의 흥행 성과를 감안해서 아이돌 모델이 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 처럼 아이돌그룹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른바 '팬덤 경제'의 강한 충성심을 통해 10·20세대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아직은 소비 규모가 작고 예·적금, 대출 등 은행 거래 여력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장래 직장인이 됐을 때를 감안한 전략인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아이돌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보수적 이미지를 젊고 활기찬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러한 유스마케팅은 당장 실적도 실적이지만, 장래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