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재벌에게 1470만달러(약 164억원)을 부정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28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지검 특수부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2009년 6월~2012년 3월 간 여러차례에 걸쳐 사우디 재벌 '주팔리 그룹' 창업자 일가인 칼리드 주팔리에게 총 1470만달러를 송금했다. '판매촉진비' 등의 명목이었지만 검찰 측은 "곤 전 회장이 자신과 주팔리의 이익을 위해 부정 송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2008년 10월 개인 투자에서 발생한 18억5천만엔(약 187억원)의 손실을 닛산자동차가 부담하도록 계약을 이전했다. 주팔리는 곤 전 회장이 2009년 2월 해당 계약을 다시 자신의 자산관리회사로 되돌릴 때, 신용 담보를 제공하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특수부 측은 닛산자동차에서 주팔리에게 송금된 1470만달러가 해당 신용 담보 제공에 대한 사례의 의미로 보고있다. 곤 전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업무상 정당한 보수였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팔리는 중동지역에서 제조업, 건설업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닛산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닛산은 지난 2008년 주팔리가 경영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자동차 판매회사 '알 다하나'와 합병 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곤 전 회장은 지난달 19일 2011년도~2015년도까지 5년 간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축소해 허위 기재해,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이후 2015년부터 2018년 3월까지 3년 간의 보수 축소 기재 혐의가 더해져 이번달 10일 재체포됐다.
하지만 지난 20일 도쿄지방재판소가 20일 특수부의 구류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보석 가능성이 부상했지만,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21일 특수배임 혐의로 곤 전 회장을 재체포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