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큰 폭의 하락을 지속했다. 이번에는 이른바 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 내년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발언에 장중 한 때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정국 혼란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한창인 미 국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추세가 지속될 경우 뉴욕증시는 12월을 기준으로 193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14.23포인트(1.81%) 떨어진 2만2445.3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0.80포인트(2.06%) 후퇴한 2416.6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95.41포인트(2.99%) 급락하며 6332.99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나스닥 지수가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연준의 매파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악재가 불거졌다. 전날 정부 부처의 부분적인 셧다운을 방지하기 위한 단기 예산안에 타협하지 않을 뜻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핵옵션을 선택한 것.
그는 트윗을 통해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장기간에 걸친 정부 셧다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상원을 압박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가뜩이나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주식시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연준에서는 투자자들을 달랠 만한 발언이 나왔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가 CNBC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이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경기 하강 기류를 감안해 내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
앞서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두 차례의 금리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미국 펀드는 자금 유출을 지속했다.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주식 및 채권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4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6월 중순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주식펀드는 26주 연속 자금 썰물을 나타냈고, 밸류에이션이 15배 아래로 떨어졌지만 저가 매수는 실종된 모습이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짐 스미겔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 반등이 나올 때마다 트레이더들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며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종전 3.5%에서 3.4%로 하향 조정됐고, 11월 자본재 지출이 0.6% 감소해 최근 3개월 사이 2개월에 걸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인 소비는 0.4% 늘어났고, 소득은 0.2% 증가해 시장 기대치인 0.3%에 미달했다. 다만, 미시간대학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3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97.2를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나이키가 전날 발표한 실적 호조에 힘입어 7% 가량 급등, 약세장 속에 두각을 드러냈고 액센추어는 데이터 조사 업체 놀리전트 그룹 인수 계획을 밝힌 가운데 4% 가까이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0.6% 추가 하락하며 배럴당 45.59달러까지 밀렸고, 달러 인덱스는 0.6% 오르며 97 선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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