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실무진 중심의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D램 시황 둔화 따른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방안 모색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론에 대응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D램 가격이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둔화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부터 새해 경영계획 수립을 위해 실무진 중심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반도체 시황악화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나선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등이 참석한다. 핵심 의제는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된 D램 가격의 하락 속에 반도체 사업 부문의 최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D램 시황에 대한 낙관보다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진 상황"이라며 "메모리 외 비메모리 사업에 있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체질개선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서버 D램 시장의 호조로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급 성과를 기록해왔다. 3분기 누적으로만 36조8120억원(반도체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35조2150억원(반도체 사업부문)을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글로벌 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속도 조절이 서버 D램의 수요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미 D램 가격은 지난 10월 10% 이상 하락한데 이어 11월에는 1.64%나 떨어졌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 역시 10%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내년 D램 시장이 올해보다 1% 가량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올해 4분기부터 D램 평균판매단가(ASP) 증가율이 3분기보다 10% 가량 하락하고, 내년 연간 ASP 증가율 역시 올해보다 3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에 삼성전자가 내년도 반도체 사업의 중심축을 모바일 D램과 비메모리 반도체(모바일 프로세서, 통신모뎀, 이미지센서)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차세대 전략 폰이 출시되는 가운데 특히 중화권 업체들의 고용량 D램 탑재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수빈 연구원은 이에 대해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의 D램 탑재량 증가로 모바일 D램 수요는 전년대비 19%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보다 공격적인 수주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매출기준으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내년에는 양산체계를 확보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필요한 비메모리(통신모뎀, 프로세서, 센서 등) 반도체에 대한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하고, 올해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을 집중한 것도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