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번 주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의 총재가 교체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인도 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우르지트 파텔 RBI 총재가 사임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개입을 지속하면서 파텔 전 총재가 임기도 다 채우지 않고 항복하며 물러난 결과라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이후 모디 정부는 재무부 장관 출신이자 모디 총리의 2016년 화폐개혁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샤크티칸타 다스를 후임 총재로 낙점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이처럼 흔들리고 있는데 인도 증시는 오히려 상승 랠리를 펼쳤다. 인도 니프티50 지수는 10일부터 이틀 간 2.4% 급등했고, S&P BSE 센섹스지수도 10일부터 12일까지 2.3% 올랐다. 이 기간 다우존스 지수가 0.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랠리를 펼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가 좀 더 다루기 쉬운 총재가 들어서면서 단기적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데 기대감이 확산돼 증시가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가 노린 것이 정확히 시장의 이러한 반응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신임 총재가 대출 여건을 완화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응해, 그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보였던 RBI가 방향을 바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에 인도 은행주들은 증시 주요 지수들보다 한층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은행들은 여전히 부실대출 문제를 안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인도가 부실대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면 인도 경제가 더욱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RBI가 모디 정부의 요구대로 긴축을 중단한다면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언젠가 RBI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유가와 식품 가격 하락으로 올해 초 5%에 달하던 인플레이션이 지난 11월 2.3%로 내려섰다.
인도 S&P BSE 센섹스지수 1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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