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전격 사퇴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갈등을 확인했다. 정부와 RBI의 갈등에 따른 RBI 총재 사임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당분간 인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텔 총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신상의 이유로 나는 즉시 현재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파텔 총재와 인도 정부의 갈등이 이 같은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모디 정부는 RBI가 국영은행들이 다시 소기업 대출을 재개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제 부양을 위해 RBI에 기준금리를 인하를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도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지난 10월 비랄 아차르치야 RBI 부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정부는 조만간 금융시장의 분노를 사고 경제에 불을 지르고 중요한 규제 당국을 약화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인도 정부는 일단 파탈 총재의 사임이후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트윗에서 “파탈 총재가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에 따르면 라구람 라잔 전 RBI 총재는 파탈 총재의 사임이 저항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고 야시완트 신하 인도 전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임은 정부가 RBI의 직무를 방해하려고 하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파탈 총재의 사임으로 모디 정부는 좀 더 정부와 같은 견해를 가진 인사를 RBI 수장에 앉힐 가능성이 높다. 다만 FT는 이 같은 조치가 거시경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적인 정책을 취해온 중앙은행에 의지해 온 시장과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파탈 총재의 사임은 오는 14일 RBI 이사회의 정례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 ICICI 증권 프라이머리 딜러십의 A. 프라사나 수석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주 회의 전이라는 시점은 주요 이슈에 대한 정부와 RBI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시장은 이제 정부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를 바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일(11일) 파탈 총재의 사임 파장이 금융시장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후임자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악시스 뮤추얼 펀드의 R. 시바쿠마 이자율 부문 수석은 “시장은 오늘 잠이 지나면서 보다 분명해지는 게 없으면 우려할 것”이라면서 “내일과 향후 며칠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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