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영국 파운드화가 12일(현지시각) 글로벌 외환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 사이에 베팅이 후끈 달아오른 것.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정국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이날 파운드화는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158명의 토리당 의원들이 메이 총리를 지지하기로 결정,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그가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영국 BBC의 보도에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파운드화의 상승에 적극 베팅, 급반전을 이뤄냈다.
이날 장중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상승, 파운드/달러 환율이 1.2626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0.5% 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영국 의회의 표결 연기로 인해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가 점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던 파운드화가 정치권의 소용돌이 속에 날개를 단 셈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불신임 투표 결과를 낙관하더라도 파운드화의 상승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런던 현지 시각 밤 9시경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레이더들은 메이 총리가 하차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불신임 투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노무라는 메이 총리가 이날 투표에서 재신임을 얻을 경우 파운드화가 1~2% 가량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그 밖에 투자은행(IB) 역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돌발 상황에 대한 경계감도 없지 않다. 메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브렉시트 협상이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여지가 높고, 파운드화 상승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이 커다란 손실을 떠안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켓워치는 이날 투표에서 시장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경우 파운드화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한편 노 딜 브렉시트를 둘러싼 공포가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표 결과가 전해지는 시점에 파운드화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점프 트레이딩의 마크 브루스 채권 외환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파운드화 거래가 축소되는 시간대에 투표가 이뤄지는 만큼 결과와 무관하게 유동성 부족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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