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무역 압박 카드로 동원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캐나다의 고가 의류업체 캐나다 구스 주가가 베어마켓에 진입할 상황에 처했고, 미국 중소 통신업체들은 화웨이의 장비 구매가 금지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러비아주 밴쿠버에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 대법원 앞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석방을 지지하는 피켓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장은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 사회에 이른바 ‘공공의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화웨이 제품 구매 금지를 저울질하는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후끈 달아올랐다.
화웨이 사태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충격이 포착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멍 CFO가 체포된 뒤 4일 사이 캐나다 구스 홀딩스의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다.
고가의 겨울 외투 브랜드인 캐나다 구스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뜨거운 인기몰이를 했지만 화웨이 사태 이후 웨이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불매 운동이 번지면서 주가가 일격을 맞은 것.
반면 캐나다 구스의 경쟁사인 홍콩 소재 보시뎅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주가는 같은 기간 13% 치솟으며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구스 불매 운동에 따라 보시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이 밖에 팀 호튼스와 아이맥스 등 중국에 진출한 캐나다 업체들이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한편 주가 급락에 시달리고 있다.
전날 중국 법원이 애플 아이폰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 특허 소송을 벌이는 퀄컴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이번 화웨이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의 통신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사용을 금지시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상 사태에 돌입한 것.
미국 의회가 화웨이 제품을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 데 이어 멍 CFO의 체포가 관련 기업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미 연방통신위원회에 서면을 제출,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사용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한편 자금 지원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몬태나의 지역 통신업체 세이지브러시 셀룰러는 네트워크 교체 비용이 57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멍 CFO의 체포로 인한 중국 성난 민심에 일본 브랜드도 긴장하는 표정이다. 일본 정부가 화웨이와 ZTE의 장비 사용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부터 의류, 화장품까지 중국 고객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한 차례 보이콧을 경험한 일본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가볍게 여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는 베이징 소재 미국 대사관이 10여명의 경찰과 병력을 동원,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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