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미·중 협상 타결 기대감에 상승
일본 GDP 등 경제지표 악재 여전히 작용
佛 마크롱 세금인하 발표에 프랑스 국채수익률 상승
英 브렉시트안 의회 표결 연기에 파운드 20개월 만에 최저
[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무역대표가 재협상의 물꼬를 텄다는 소식에 11일 세계증시가 프랑스 반정부시위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딛고 소폭 상승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및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미국 시간으로는 10일 저녁, 중국 시간으로는 11일 오전에 3자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짧은 성명을 통해 류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 및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3자 전화 통화는 “다음 단계의 경제 및 무역 협의 작업을 위한 시간표와 로드맵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유럽증시는 무역에 민감한 산업주, 원자재주, 소비주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앞서 중국 블루칩 지수도 0.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1% 오르며, 5일 연속 하락 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이 초반 하락하다가 겨우 반등에 성공하며, 미·중 무역협상이 빠른 시간 내 타결될 것이란 과도한 기대감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반영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11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또한 주요국들의 경제지표 악화도 글로벌 시장에 계속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일본 경제는 4년여 만에 최악의 위축세를 기록해,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를 부채질했다.
유럽 채권시장은 프랑스를 주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조끼’ 시위에 굴복해 최저임금 인상과 연금자 세금 인하 등의 조치를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이를 충당할 재정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해, 유로존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10년물 국채 간 수익률 격차가 47.5bp(1bp=0.01%포인트)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정부의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증폭된 것도 유럽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미뤘다는 소식에 파운드가 미달러 대비 20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섰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노딜 브렉시트, 막판 합의, 2차 국민투표 등 브렉시트를 둘러싼 경우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영국 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 불신임 투표 위기에 처한 메이 총리는 EU 측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
신흥국 증시는 전날 기록한 1개월 만에 최저치에서 조심스러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치 압박에 못 이겨 사임했다는 소식에 인도 NSE지수는 초반 하락하다가 낙폭을 겨우 만회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감산에 합의했으나 과잉공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전날 급락한 후, 이날 세계증시가 소폭 반등하고 리비아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져 반등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1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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