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지역 편의점 870여곳, 보상 대상 드물 듯듯
"이 지역 연매출 5억 미만이면 임대료도 못내요"
"사나흘간이나 영업 못했는데"...편의점주 '분통'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편의점 업계가 KT 화재 피해보상안을 두고 반발, 강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전편협)는 KT 보상안 발표를 두고 요구안과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신성우 전편협 공동대표는 “KT 보상안 기준에 따른다면 대다수 편의점 뿐 아니라 여타 요식업체들도 위로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라며 “위로금 지급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요구나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력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에서 소상공인연합회가 KT아현지사 화재 피해자들에게 조속한 피해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앞서 KT는 지난달 24일 발생한 아현지구 통신구 화재 피해자에 대한 보상안을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다. KT측은 연 매출 5억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에 한해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편의점 업계는 이번 피해지역 내 대다수 가맹점이 연 매출 5억원 이상 사업자로 사실상 편의점에 대한 위로금은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KT 화재사고로 인한 통신장애를 겪은 편의점은 870여개 점포로 특히 편의점은 카드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실제 편의점 A사의 카드 결제 비중은 2016년 55.1%에서 올해 상반기 64.9%로 늘어났다. 편의점 B사 역시 올해 상반기 카드결제 비중이 64.3%에 달한다.
대부분 편의점들이 긴급 복구 작업이나 단말기 교체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주말 장사를 망친 가맹점주들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전국 편의점 중 5억원 미만 사업자는 20%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통신장애를 겪은 지역은 서울 중심가 일대에 위치한 점포로 5억원 미만일 경우엔 임대료를 낼 수도 없다”면서 “일부 매장은 4일 간 영업을 못한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KT 측이 자체적인 보상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들 편의점은 2차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의 경우 정확한 피해규모 산정이 쉽지 않은 데다 현행 약관에도 2차 피해 보상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014년에도 SK텔레콤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대리운전 기사 등이 영업손실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바 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피해는 똑같이 입었는데 매출 규모에 따른 위로금 지급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통신 단말기 계약은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통신사와 맺는 것으로 본사가 나서 KT측에 보상을 요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