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미컬한 연출·선명한 메시지는 강점
로기수 役 도경수, 배우로서 성장 증명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아이 원트 저스트 댄스(I want just Dance).”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한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출신 흑인 장교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은 수용소 트러블메이커 로기수(도경수·엑소 디오)를 필두로 양판래(박혜수), 강병삼(오정세), 샤오팡(김민호)을 모아 팀 ‘스윙키즈’를 꾸린다. 하지만 포로수용소 내 이념 대립이 일어나면서 ‘스윙키즈’는 위기를 맞는다.
영화 '스윙키즈' 스틸 [사진=NEW] |
영화 ‘스윙키즈’는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동명의 순수 창작 뮤지컬을 재해석한 영화로 뮤지컬은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자료사진에서 출발했다. 영화는 자유와 본능을 대변하는 춤(탭댄스)과 음악을 들고 우리의 가장 어두운 시대 한가운데로 가 시작된다.
춤과 음악은 단연 이 영화를 이끄는 힘이다. 정수라의 ‘환희’, 베니 굿맨(Benny Goodman)의 ‘싱 싱 싱(Sing Sing Sing)’,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모던 러브(Modern love)’, 비틀즈(The Beatles)의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 등 명곡들이 탭댄스와 어우러져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자신도 모르는 새 발을 구르게 된다.
물론 흥을 돋우는 게 춤과 음악만은 아니다. 영화 전체가 리드미컬하다. 강 감독은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연출로 영화 전체의 박자감을 극대화했다.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인 듯한 장면 구성과 앵글 등은 서로 어우러져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 모든 것은 춤, 노래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한다.
시대의 아픔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담았다. 오히려 춤과 음악을 만나 전쟁의 비극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이를 활용해 남과 북을 넘어 우리 사회에 뿌리 박힌 이념과 사상의 어두운 이면을 짚어낸다. 동시에 이념과 사상, 그리고 어떤 차별이 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본능까지 억압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특히 도경수가 눈에 띈다. 배우의 매력을 잘 뽑아내는 강 감독의 장기인지 도경수 본인의 능력치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도경수는 ‘스윙키즈’로 하여금 또 한 번 배우로서의 성장을 보여줬다. 수준급 탭댄스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로기수의 호방한 면모부터 번뇌, 갈등까지 모든 것이 도경수화돼 이야기에 스며들었다. 이젠 ‘연기돌’이 아닌 배우들과 견줘도 완벽하다. 오는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