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창립 34개월 만에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23개 확보
총 5건 기술이전 성사…신약후보 물질 확보에도 박차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지금까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만들어 내는 회사임을 증명했다면, 상장 후에는 더 다양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bio)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현재 국내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개발 기업 중 유일하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연구개발, 오픈이노베이션을 토대로 외부 개발 물질 도입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신약후보 물질을 끊임없이 확충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차세대 항체 신약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중항체 기술 기반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단백질이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다. 단일항체는 하나의 항원만 타깃 가능하지만, 이중항체는 구조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항원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의 다양한 구조적 결합 특성을 활용해 최초 3개에 불과했던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 그 결과 현재 총 23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대표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은 크게 두 종류다. ‘T세포 관여 이중항체’는 암세포 특이 발현 조절 물질과 T세포 표면에 있는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조절 물질에 동시에 결합한다. ‘면역항암제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면역관문 조절 물질들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중항체 형태로 구축해 암세포나 그 주변의 면역세포 활성화와 극대화를 유도한다.
이 대표는 “‘ABL001’ 파이프라인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신생혈관 형성 과정에서의 신호전달물질(DLL4)에 동일 항원을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는 암 치료의 초석이 될 수 있는 기술이며, 이중항체 분야에서 업계 최고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파이프라인 ‘ABL301’은 업계 최초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혈액뇌관문(Blood Brain Barrier, BBB) 침투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회사는 ABL301을 활용한 혁신 신약(First-in-Class)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면역항암제가 표적항암제의 뒤를 잇는 3세대 항암치료제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단일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15~20%에 그치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그 대안으로 단일항체 대비 높은 결합력과 반응률을 보유한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의 기술이전 비용은 후보물질당 평균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금액을 나타내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도 지난해 11월 첫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까지 총 5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며, 국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음은 물론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고, 리스크를 완화시켰다”고 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의 총 공모주식 수는 600만주다.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000~1만7000원이며, 공모금액 규모는 밴드 최상단 기준 1020억원이다. 이달 6~7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1~12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대표는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은 연구 설비 구입과 신약후보 물질의 연구개발비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향후 10년 후에는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바이오 벤처기업이 아니라 제약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