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출시 ‘리니지 리마스터’…당장 매출 기여
넷마블 오늘 자정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출시
지적재산권 기반 게임 남발…치킨게임 우려 제기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 침체 속에서 엔씨소프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외국인이 대거 사들이며 1년여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탈환했다.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1.22%(6000원) 오른 49만8500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10조8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11조7000억원)와 기아차(12조2000억원)를 턱 밑까지 추격중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이후 이렇다 할 흥행 신작이 없어 지난해 12월 시총 10조원이 무너졌지만 하반기들어 외국인 러브콜이 이어진다.
투자업계와 증권시장에선 ‘리니지 리마스터’ 출시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핵심 재료로 풀이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1의 리마스터 버전 출시가 예정돼 있어 리니지1 유저들의 복귀와 함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탄탄한 신작 라인업 등 2019년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엔씨소프트를 내년 게임 업종 톱픽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 |
지난달 29일 리니지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
투자업계 관계자는 “1998년 처음 PC게임 시장에 나온 ‘리니지1’은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을 결제하는 충성 고객을 20년째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IP(지식재산권)를 갖고 있어 리니지를 활용한 신작 개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일단 리마스터 버전이 나오면 새로운 게임을 해보기 위한 유저까지 들어와 현금 결제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리니지 출시 20년을 기념한 업데이트 ‘리니지: 리마스터’를 공개했다. 그래픽, 전투, 사냥 등 게임의 모든 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리니지 역대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다. 여기에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리니지를 활용한 신작 ‘리니지2M’의 출시도 확정한 상태다. 지난해 선보인 모바일용 리니지 ‘리니지M’의 후속작이다. 리니지M은 원작의 마니아층을 흡수하며, 지금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에 대한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5.2배다. 국내 기업 넷마블(25.0배)뿐만 아니라 미국 액티비전블리자드(25.1배), 일본 닌텐도(28.6배) 등 해외 동종 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58만원에서 68만원으로 17% 상향했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성 연구원은 “신규 목표주가 68만원의 19E 지배주주 EPS 대비 PER는 23.6배로서 Global Peer 평균 PER 22.9배 대비 3% 정도 소폭 할증된 수준”이라며 “Global Peer 평균 대비 펀드멘털 지표는 대폭 우위인데 PER는 소폭 할인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3% 정도의 적용 PER 프리미엄은 유의하다 못해 보수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신작라인업 중 ‘블레이드앤소울’에 대한 우려는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중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 등 5종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게임 3개는 기존의 PC게임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것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가 2008년 공개한 후 2012년부터 정식서비스를 하고 있는 PC게임이다.
특히 오는 6일 자정 넷마블이 블레이드앤소울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먼저 선보이게 된다. 업계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 기존 유저들의 수요를 넷마블이 선점할 경우 엔씨소프트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원조라는 자신감이 깔려있지만, 같은 지적재산권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단 엔씨소프트의 게임이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치킨게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