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찾아가 이안 린넬 대표와 두 시간 면담
"지정학적 위험·대외 건전성 현격하게 개선"
무디스·S&P보다 한등급 낮은 피치 상향 주목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 대표를 만나 "한국경제의 지정학적 위험이 현격하게 개선됐다"면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촉구했다.
글로벌 3대 신평사 중 우리나라에 대한 피치사의 평가등급이 무디스와 S&P보다 한등급 낮아 이번 면담을 계기로 상향조정될 지 주목된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피치 본사에서 이안 린넬(Ian Linnell) 피치 대표를 만나 두 시간 가까이 면담했다. 역대 경제부총리로서 피치사 대표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피치(Fitch) 본사를 방문해 이안 린넬 피치사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이번 면담은 오는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영국에 위치한 피치사를 방문해 한국경제의 강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면담에는 이안 린넬 대표와 함께 피치사의 국가신용등급 총괄운영이사, 경제분석팀 부이사 등 주요 인사들도 참께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우선 피치사가 지난 2012년 9월 한국에 'AA-' 등급을 부여한 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당시에 비해 한국경제는 지정학적 위험과 대외·재정건전성 측면에서 현격한 개선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관련 "금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책의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평양공동선언(9.19) 이후 남북은 11월 1일부로로 상대방에 대한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면제로 남북이 북한 철도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시작하는 등 남북간의 의미있고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질서있고 차분하게 남북 교류협력을 준비해 나가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치 측은 "최근 남북관계의 이러한 발전을 긍정적이고 놀라운 진전"이라며 김 부총리의 시의적절한 설명에 사의를 표했다.
김 부총리는 또 2012년 당시에 비해 현격히 개선된 대외건전성을 강조하면서, 7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대외 순자산, 건전한 외채구조, 403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및 통화스왑 확대 등 충분한 대외안전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수출과 소비가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투자 부진과 관련해서는 "작년 반도체 호황으로 증가한 투자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투자 활성화, 공공투자 확대, 규제완화 등 투자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하고 있고 신북방·신남방정책과 같은 시장다변화와 체질개선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또 확장적 재정기조에 대해 "고령화와 양극화 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더불어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주요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중장기 재정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근 우리 경제의 긍정적 요인들이 국가신용등급에 충분히 반영되기를 희망한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피치 측은 "이번 면담이 한국 경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국가 대외신인도 관리를 위한 부총리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