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11월 산유량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산업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의 11월 산유량이 일일 1110만~1130만배럴(bpd)을 기록할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월말이 돼야 11월 평균 산유량을 정확히 집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산유량은 10월에 비해 50만bpd, 사우디가 다른 산유국들과 아직 감산을 이행 중이던 올해 초에 비해 100만bpd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세계 원유 수요의 0.5%에 달하는 규모기도 하다.
사우디는 지난 6월 미국과 인도 등의 요구에 이란의 석유금수 제재에 앞서 유가를 끌어내리고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여러 개 국가에 이란산 석유금수 면제 조치를 내리자 오히려 과잉공급 우려가 촉발돼 10월만 해도 배럴당 85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사우디 측은 배럴당 70달러를 넘는 수준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량이 수요량을 100만bpd 이상 초과할 수 있으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OPEC은 내주 정기총회에서 감산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감산에 나서지 말라며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유가 하락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며, 이는 미국 경제에 대대적인 감세와도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밝혔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로 인해 곤란한 입장에 처한 사우디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하락 압박에 맞설 수 없는 입장이다.
카슈끄지의 암살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에 의한 것이 확실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미국 정치인들이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호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