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교체, 직접 판단하겠다" 했지만 당내 회의론은 여전
"상징적 인물 교체 아닌 당협위원장 교체만으론 힘 안실려"
당내 의원들은 차기 지도부 구성에만 골몰…벌써 힘 빠진 비대위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지난 몇달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나름 당을 관찰했고 의원님들에 대해 판단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조강특위 기준과 별도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가 별도로 판단을 하겠다."
지난 22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에 보다 직접적으로 칼을 휘두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김 위원장은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고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을 맡기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를 뒤집고 본인이 직접 판단하겠다는 발언을 한 셈이다.
당내 어떤 비판도 감수하겠다며 의지를 보인 그의 발언은 비대위를 향해 쏟아지는 회의적인 시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중 기침을 하고 있다. 2018.11.26 yooksa@newspim.com |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당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가시적으로 성과가 잡히는게 없지 않느냐"며 "중간에 조강특위와도 마찰을 빚으면서 당 이미지 쇄신이나 혁신에도 크게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가 보수의 가치 재정립에 방점을 찍은 탓에 다소 가시적인 혁신의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내 여론이 회의적이자 김 위원장은 직접 인적쇄신의 칼을 휘두르겠다는 강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2020년 총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의 인적쇄신 예고에 대한 당내 반응은 시큰둥하다.
게다가 최근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선거를 한달 앞두고 다시 계파간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한국당은 비대위 이전의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계파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당 내에서 친박과 비박, 잔류파와 복당파 의원들이 서로 대결구도를 형성하면서 서로에게 책임론을 묻고 있는 것.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26일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고 전당대회가 다가오니까 계파 대결구도를 다시 살려 득을 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심지어는 분당론까지 얘기가 나오는데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온 이유가 그런 부분 때문이므로 그런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단 한번도 저는 특정 계파나 특정 지역을 특별히 생각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다. 비대위와 비대위원장을 시험에 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당내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비대위가 인적쇄신에 나서겠다고는 하지만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무슨 힘이 실리겠느냐"며 "상징적인 인물을 핵심 역할에서 끌어내리거나 교체하지 않는 이상 비대위든 조강특위든 그 역할에 회의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당내 의원들은 온통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 선거에 집중해 누구를 차기 당 지도부로 선출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차기 지도부가 2020년 총선까지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라며 비대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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