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위르겐 스톡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의 인터폴 신임 총재 선출 과정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러시아의 불만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톡 사무총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인터폴 총회 폐막 회견에서 “이번 총회는 민주적이고, 투명하며, 자유롭고 명확한 선거 절차를 통해 김 총재를 선출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톡 총장은 이어 “(총재의) 국적은 인터폴의 중립성과 조직의 독립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총재를 포함한 실행 위원회는 각 실무 그룹의 검토나 의사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폐막된 인터폴 총회에선 선임부총재를 맡고 있던 김종양 후보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인터폴 유럽 부총재를 누르고 새 총재에 당선됐다.
인터폴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종양 신임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터폴은 관례에 따라 구체적인 후보별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김 총재가 참가자들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획득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김 총재는 수락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인터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며, 우리 공동의 목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고 말했다.
인터폴 총재의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는 멍훙웨이(孟宏偉)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2020년 11월까지만 총재직을 수행한다. 멍 전 총재는 지난 9월 중국 출장 도중 연락이 두절된 뒤 중국 당국에 의해 부정 부패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후 총재직에서도 물러났다.
기자회견 하고 있는 위르겐 스톡 인터폴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후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프로코프추크 부총재의 차기 인터폴 총재 당선을 적극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인터폴을 장악할 경우 러시아가 반체제 인사 탄압에 인터폴을 악용할 수 있다며 거부감을 보여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총재 대행을 수행 중인 김종양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인터폴에 속했으며 법치를 존중하는 모든 국가와 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와관련, 서방 국가들의 성명 등을 통해 러시아 후보에 대한 “강한 압박이 가해졌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우리 후보가 당선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선거 결과에 불복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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