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임대 따로 공급하고 임대는 분양전환 불가
최초분양가‧분양전환가격 2~3억차 형평성 논란
분양전환으로 내집마련 꿈꾸던 수요자 날벼락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10년간 저금리 대출을 받아 임대로 거주하며 분양전환을 꿈꿔왔던 신혼부부들의 희망이 사라졌다.
정부가 신혼희망타운에서 공급하기로 한 10년 분양전환임대주택 계획을 철회한 것. 분양전환가격 책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자가 분양이 아닌 분양전환임대주택을 선택하면 더 비싼 가격에 같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 바 있다.(관련기사☞신혼희망타운, 분양전환임대 선택하면 최대 3억원 더 비싸져)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혼희망타운 공급계획에 따르면 입주자가 분양전환임대주택을 선택할 수 없도록 했다. 당첨자가 분양형이나 임대형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서 아예 분양형과 임대주택을 따로 분양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전환가격을 두고 논란이 커 신혼희망타운의 분양전환임대는 이번 계획 때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육아보육시설이 꾸준히 가동되도록 신혼부부가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 조감도 [자료=국토부] |
당초 국토부는 당첨자가 임대형을 선택할 경우 입주한 지 10년이 지나면 살고 있는 집을 구입할 수 있는 분양전환형으로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분양전환가격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신혼희망타운의 분양주택은 주변 아파트 매매값의 80% 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반면 10년 공공임대 방식과 같은 분양전환형 아파트는 분양 전환시 구입가격이 통상 주변 아파트 매매값의 95% 수준에서 감정평가금액을 결정해 책정될 예정이었다. '공공건설임대주택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에 맞춰 가격을 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렇게 되면 10년 동안 아파트에 붙은 프리미엄까지 LH에 얹어주고 집을 사야하는 셈이다.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을 예로 들면 이 단지 전용 55㎡ 분양가는 4억6000만원이다. 주변 아파트값 대비 80% 수준이라는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만약 지금 주변가격 수준으로 분양전환이 이뤄지면 10년 후 분양전환가격은 7억~7억5000만원 수준으로 최초 분양가 보다 2억~3억원 가량 비싸게 구입해야 할 가능성이 높았다.
감정평가금액은 그동안의 부동산가격 상승분을 감안해 평가한다. 이 때문에 판교신도시처럼 지난 10년 새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의 경우 분양전환가격을 감당 못한 입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의 분양전환임대주택이 사라지면서 10년간 저금리 대출을 받으며 자금을 모아 내집마련을 꿈꿨던 수요자들의 희망이 사라졌다"며 "수도권 인기 지역의 경우 부모님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금수저'들의 청약 잔치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