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국제 유가와 에너지회사 주가의 상관관계가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가 6주 만에 약 25% 급락했지만 이런 사실은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가는 2014년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2년 뒤인 2016년 초반에 바닥을 찍었다. 이후 올해 10월 초까지 3배나 상승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5달러를 잠시 넘어서기도 했다.
이같은 상승세 덕분에 대형사를 중심으로 에너지 기업 주가도 함께 올랐지만, 오름폭은 유가 상승분에는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의 주가는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 고점까지 62% 오르는 데 그쳤다.
페트로차이나처럼 에너지 기업 주식의 '꼭지' 시점은 유가 고점 시기인 10월보다 더 빨리 찾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시노펙으로도 알려진 중국석유화공의 주가 고점 시기는 올해 5월이다.
또 올해 유가 하락기에 에너지 기업의 주가 낙폭은 유가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트로차이나의 주가는 브렌트유 가격이 정점을 쳤던 올해 10월 3일 이후 1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레이몬드제임스의 파벨 몰차노브 주식 분석가는 2016년 초부터 시작한 "유가 랠리 동안 에너지 주가와 상품 가격 사이에 단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레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다우존스 오일·가스 타이탄지수와 미국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의 상관관계는 절대적으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이 상관관계는 0.79로 나타났다. 이전 20년동안 0.9를 넘어섰던 것에서 하락한 것이다.
몰차노브 분석가는 원유 선물시장에서 한 가지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 현물가격은 올해 대부분 선물가격보다 높았다. 현물 가격에는 원유를 바로 인도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반영된다. 선물은 수개월 혹은 수년, 인도 만기일이 찾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현물가격이 선물보다 높다는 것은 원유 대한 투자자들의 장기적 관점이 신중하다는 것을 신호한다고 WSJ은 전했다. 또 에너지 주식의 가치는 해당 기업의 미래 현금 흐름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같은 선물 시장의 신중한 시각은 에너지주 투자를 덜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부 분석가는 에너지 기업들이 지난 유가 하락기를 보내면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줄리어스베어의 로베르토 코미노토 분석가는 2014년 유가 폭락이 시작됐을 당시 "업계는 막대하게 과다 지출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 기업들은 더 많은 자제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유가가 낮은 국면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유가 하락으로부터 에너지 주식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WSJ은 전했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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