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담대 금리 연 5% 육박...고정금리대출 증가세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형 대출 관심 'UP'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IBK기업은행이 내놓은 10년 고정금리대출이 3개월도 채되지 않아 한도 5000억원을 소진하고, 판매 중단됐다. 시중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오르자 대출자들이 고정금리 상품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5%선에 육박했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같이 오를 전망이다.
IBK기업은행 개인여신부 관계자는 19일 "10월 말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한 대출한도가 거의 소진돼 11월부터 정리하는 수준이었다"며 "연말까지는 이어갈 것으로 봤는데 9.13 부동산 대책 전에 (고정금리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10년 동안 고정금리를 적용해 금리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차주의 이자 부담이 변동되지 않는다. 대출 기간은 최장 35년까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5억원을 10년 만기로 빌리면 10년간 연 2.90~3.90%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10년 이후 3개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연 2.80~3.80% 수준이 반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28.8%에서 5월 22.1%로 하락했으나 6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후 4개월 연속 올라가며 지난 9월 28.7%를 기록했다.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은 시장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형 상품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지만, 변동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가 오른 반면, 고정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는 하락하면서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3%로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0.10%p 상승)으로 올랐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1.93%로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 중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KB국민은행 3.45~4.65%, 신한은행 3.28~4.63%, KEB하나은행 3.205~4.405%, 우리은행 3.33.4.33% 수준이다. 잔액기준은 KB국민은행 3.60~4.80%, 신한은행 3.23~4.58%, KEB하나은행 3.205~4.405%, 우리은행 3.33~4.33%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주담대 금리는 연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11월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은행권에선 금리가 올라갈수록 고정금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5년 고정형과 10년 이상 고정형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장기 고정형 주담대를 받는 대출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는 주담대 상환기간이 5년 이내이지만 상승기에는 7~8년 가량으로 늘어난다"며 "현재 5년 고정형과 10년 고정형의 금리차가 0.1~0.2% 가량 줄어들면서 10년 이상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