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기 만료된 농협은행 등 자회사 CEO 재신임 작업 개시
4월 취임한 김광수 회장 인사권 관심, 중앙회 영향력 변수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첫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실시한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절대적인 농협 분위기상 김광수 회장이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권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6일 회의를 열고 자회사 대표들의 후보군 선정 작업을 시작한다. 대상은 올 1월1일 임기를 시작해 12월31일 만료되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4곳의 CEO다. 지난해부터 CEO들의 임기를 1년으로 줄이고 해마다 재평가를 하기로 해서, 이번 임추위는 자회사 CEO 4인에 대한 재신임 심사나 마찬가지다. 농협금융 임추위가 후보로 결정하면 자회사 별로 임추위,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CEO로 확정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광수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8.04.30 yooksa@newspim.com |
김광수 회장에게는 이번이 첫 CEO 인사다. 그만큼 김 회장의 인사기준이 무엇인지, 본인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김 회장이 내세운 인사원칙은 전문성과 업무경력을 우선 고려한 적재적소 배치라고 지난 달 22일 열린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에서 밝혔다. 지난 7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자회사 대표들의 임기가 짧은 만큼 중장기 계획 위주로 CEO들을 평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실적 향상과 글로벌진출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농협은행은 순이익이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어난 9339억원을 기록 중이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지역 진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에서는 오병관 농협손보 대표도 회사를 맡은 지 1년에 그쳐, 연임이 관측된다. 그러나 서기봉 농협생명 대표와 고태순 농협캐피탈 대표의 경우 한차례 연임한 데다, 농협생명의 경우 3분기에만 233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관전 포인트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다. 이달 초 선임된 허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와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 모두 김병원 회장이 낙점한 사람들이다. 또한 농협금융 임직원 대부분 뿌리는 농협중앙회이다. 농협법에도 중앙회가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농협이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돼 농협금융지주가 설립된 배경도, 농협은행에서 번 돈을 농민과 농업 발전의 재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김광수 회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 국세조세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고위관료 출신이다.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이낙연 국무총리의 고교·대학교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다만, 농협 안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 출신 전직 임원은 “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뽑은 선출된 권력으로 정부 권력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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