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3, 4위 경제국인 일본과 독일이 지난 3분기 모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록 각각 자연재해 및 규제강화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이라는 일회적 요인이 3분기 일본과 독일 역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되고는 있으나, 금융시장 불안정이 극심해지고 무역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심화시키는 소식이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일본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예비치)이 연율 마이너스(-)1.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연방통계청도 3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역성장에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도 0.2%로 떨어졌다.
증시와 유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여건마저 악화되고 있는데 주요 경제국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지난 10월 7% 이상 급락하며 2012년 이후 최악의 한 달을 기록했고,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과잉공급을 경고하며 최장기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일본과 독일은 모두 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양국 모두 수출 의존도가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기본적인 동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분간 수입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보류할 것이라는 소식에 일본 경제는 한동안 위협에서 멀어졌으며, 독일도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전쟁이 휴전에 돌입하면서 한숨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미국과의 휴전은 올해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양국 모두 중국 수요가 약화됨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다. 니시오카 준코 스미토모미쓰이은행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독일의 유력한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 서베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독일 경제의 반등에 대해 미진한 전망을 내비쳤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산업생산이 증가하면서 안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듯 했으나, 소매판매가 악화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세계 제조업부문 구매관리자지수(PMI)와 MSCI 전세계지수 비교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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