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회담에서 무역협정과 관련한 미일 간 인식 차이가 부각됐다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아베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지나치게 장벽에 직면해 있다"며 무역에 있어서 일본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미일 간 물품무역협정(TAG) 협상을 마친다면 "서비스를 포함한 주요 분야에서 새로운 조건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 발언의 배경에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될 TAG에 대한 미일의 인식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는 TAG 협상은 자동차나 농산품 등 '물품'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라고 자국에 설명해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를 모든 분야를 개방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부르고 있다.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지난 12일 일본에 도착한 뒤 트위터에 "아베 총리와 FTA와 관해 논의한다"고 적었다. 미국 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도 "조만간 일본과 역사적인 무역협정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일 공동기자회견 후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은 브리핑을 갖고 "동시통역에서 'Bilateral Trade Agreement'(양자무역협정)을 FTA로 번역했다"며 "양국 간 협정을 말하지 FTA는 아니다"라고 곧바로 수정했다.
일본 측의 우려는 단순히 호칭에서 그치지 않는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미국은 일본의 방위력 증강을 돕는다"고 말하며, 일본 정부가 구입을 약속한 전투기 등을 언급했다. 이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방위장비를 더 구입하라는 압박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일고 있다.
마이크 펜스(왼쪽) 미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에서 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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