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 '폴더블' 내년 상용화
'디스플레이·기판' 등 폴더블 핵심 부품 수혜 전망
[편집자주] '접는 스마트폰', 폴더블폰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성능이나 기술력 등에서 의문부호가 붙기는 하지만 한 중국업체는 최근 폴더블폰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이면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에서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뉴스핌 월간안다 11월호에는 폴더블폰 개발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살펴 봤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폴더블폰'의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의 상용화가 과거 스마트폰의 등장처럼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폴더블폰의 시장 규모는 2019년 320만 대, 2020년 1300만 대, 2022년 5000만 대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전자] |
국내외 부품업계는 폴더블폰 시장 개화에 따른 기대감이 크지만, 동시에 걱정도 큰 상황이다.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들은 단가가 높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무리한 투자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폴더블폰 상용화를 공식화한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폴더블폰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보수적인 기조를 내세운 것도 부담 요인이다.
삼성전자 협력사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고부가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기존보다 초기 출시가격이 높아 삼성전자가 철저히 시장 수요를 감안한 판매 전략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당장 부품업계가 폴더블폰 출시에 따른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생산량을 상반기 30만~50만 대, 연간 100만~130만 대로 추정하고 있다. 출고가는 대당 190만~2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폴더블 OLED' 10년 만에 상용…삼성디스플레이, 세계 최고 OLED 기술력 '입증'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상용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오랫동안 부품업계와 폴더블 관련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 왔다. 삼성전자가 처음 폴더블폰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무렵이다. 이후 2008년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폴더블폰의 경우 화면을 펼쳤다가 접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축성과 내구성을 갖춘 디스플레이의 양산 기술이 선행돼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용화할 폴더블폰은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제품이 될 전망이다. 이 제품은 반지갑처럼 화면을 접으면 4인치대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펼치면 7인치대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자유롭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다. 이를 세계 1위의 OLED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10만 대 이상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양산 능력을 확보하고 시험생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부품의 수급과 관련, 삼성전자가 시장 선점을 위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공급선 다변화(멀티벤더) 전략을 내세우는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공급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기술력(수율·해상도)에서 뒤지는 상황이지만,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생산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새로운 시장 수요를 견인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 내부적으로 R&D에 공을 들여 왔고, 삼성디스플레이 다음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은 사례도 있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지만, 품질 이슈에 있어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가 배갈한 휘어지는 RFPCB [사진=삼성전기] |
◆ 휘어지는 RFPCB도 폴더블폰 상용화에 '수혜' 기대…수익 확대는 시장 상황에 달려
폴더블폰 상용화를 위해서는 물리적인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기판도 필요하다. 현재 유연기판 중 폴더블폰 적용이 가장 유력한 후보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이 꼽힌다.
RFPCB는 일반적인 PCB와 유연성을 갖춘 연성회로기판(FPCB)을 결합한 제품으로, 스마트폰용 주기판에 FPCB를 이음매 없이 결합한 형태로 구성된다.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FPCB를 적용하면 폴더블폰의 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고, 내구성 또한 수십만 회의 구부러짐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 확보된 상태다.
국내 부품업체 중 RFPCB 공급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기와 비에이치가 대표적이다. 특히 삼성전기는 수년 전부터 폴더블폰을 위한 핵심 부품으로 RFPCB의 두께를 줄이는 데 집중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높은 출고가를 감안해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RFPCB 기판 외에 다른 부품에 대해서는 아직은 고부가 부품(플렉서블 배터리 등)을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 성공 여부에 따라 하반기 부품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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