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0% 이상 급락, 헤지펀드 상승 베팅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시행할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저장 시설[사진=로이터 뉴스핌] |
헤지펀드 업계는 유가 상승 베팅을 대폭 축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에도 가파르게 뛰었던 유가의 상승 탄력이 꺾이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2%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66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날 1% 가까이 밀린 데 이어 더욱 가파르게 밀린 것.
미국이 지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나머지 중국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시행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 후퇴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된 결과다.
전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모든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추가 관세는 이르면 12월 초 발표될 예정이며, 내년 2월 중 실제 강행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분기 중국 성장률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 추가 관세는 커다란 충격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경제 한파는 전세계 경제 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고, 유가 하락도 이외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10% 이상 급락, 지난 2016년 7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커다란 손실을 기록했다.
단스크 뱅크의 옌스 나에르빅 헤더슨 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에 향후 유가 움직임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헤지펀드 업계의 유가 ‘숏’ 대비 상승 베팅 비율이 4 대 1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수치는 지난 7월 초 26 대 1에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기거래자들 사이에 위험 자산 회피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또 유가가 주식시장과 함께 동반 하락,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