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오는 11월 6일 치러질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부처는 하원이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중간 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민주당은 하원을 다시 장악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집권 2년간 정책에 대해 강력한 견제에 나설 기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적인 대외정책도 손을 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간) 의회 안팎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외교 정책은 상당한 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비해 중국,이란 정책에 대해선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독주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한건주의(빅딜)’에 매달리면서 북한에 지나친 양보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기의 회담’으로 불렸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실제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자 미국내 여론도 상당히 싸늘해졌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는 하원을 기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원 다수당이 되면 각종 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대북 협상 관계자들을 줄소환, 대북 협상의 전말도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미가 어렵사리 합의를 도출하다고 해도 하원에서 거부되면 의회 비준도 힘들게 된다.
다만 민주당도 한계가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주변 정세 안정을 지지해왔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되, 비핵화란 근본적인 틀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 정가에선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활용, 러시아에 대해서도 강경 노선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해킹을 앞세운 러시아의 노골적 개입과 ‘트럼프 밀어주기’로 인해 ‘대선 승리를 도둑 맞았다’는 정서가 여전히 강하다. 따라서 하원을 지배할 경우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 ▲트럼프 대통령과 블리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의 헬싱키 정상회담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벼르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실시하라고 촉구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좌)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여온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 관계도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 전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명분도 충분해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의 대 사우디 무기 판매와 군사협력 및 각종 경제 협력 정책에 제동을 걸고, 제재 부과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 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민주당 내에서도 중국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자유무역 보다는 미국내 노동자를 위한 보호 무역을 선호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정책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업적으로 손꼽혔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하원 다수당이 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탈퇴 결정을 뒤집을 방안은 없다. 더구나 국가 안보를 내세워 이란을 견제하려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이스라엘과 미국내 유태인 그룹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해 기존의 이란 정책이 수정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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