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열사 데이터 통합관리…"IT·금융 경계 없앨 것"
[인천=뉴스핌] 최유리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데이터를 미래 먹거리를 삼고 정보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통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IT 인력과 금융 인력의 경계를 없애고, 매년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난 30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비전을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김 회장이 제시한 하나금융의 청사진은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다. 고객과의 상호 작용에서 발생한 모든 데이터와 외부 시장 정보를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김 회장은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고객의 만족도와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상품이 나올 수 있다"며 "양이 많아도 바닷물을 먹을 수는 없는 것처럼 데이터를 먹거리로 삼으려면 모아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걸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전진기지는 통합 데이터센터다. 하나금융의 인적·물적 IT 인프라를 집중시킨 시설로 연 면적이 6만5711㎡에 달한다. 국내에선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이며, 금융그룹 가운데에는 가장 큰 곳이다.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종합상황실 [사진=하나금융그룹] |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카드 등 전 계열사의 데이터를 한데모아 보유한 데이터만 2PB(페타바이트, 1PB=1024테라바이트)에 달한다.
김 회장은 "그룹의 서버나 네트워크를 한 곳에 모아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하나은행 해외법인이나 해외지점 보안시스템도 통합 관제하는 등 데이터, 글로벌,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키워드로 삼았다"고 했다.
IT 영역뿐 아니라 기존 금융 영역과의 융합도 노리고 있다. 현재는 IT 인력 1800여명이 통합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는데, 금융 인력을 끌어와 3500여명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2023년까지 본사 헤드쿼터나 인재개발원, 금융지원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투자도 지속한다. 하나금융은 현재 매년 5000억원 가량을 IT에 투자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적용해 총 운영 비용은 줄이되, 줄어든 비용을 IT 영역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면서 IT와 금융이 서로 오가며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양쪽의 구분 없이 누구나 디지털과 전산 작업을 하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EB하나은행 내에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 신설 △데이터전략부 신설 △업무프로세스 혁신부서를 본부로 격상 △자산관리 서비스의 전문화 및 대중화를 위해 자산관리(MW) 부문을 사업단에서 웰리빙그룹으로 격상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티아이 산하에 설립한 'DT랩'은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 맞춰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의 선행 연구를 통해 적시에 디지털 사업이 전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외관 [사진=하나금융그룹] |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