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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채펀드, 채권에서 잃고 달러 덕에 벌었다

기사입력 : 2018년10월30일 15:33

최종수정 : 2018년10월30일 15:33

미국 금리 3회 인상...회사채 가격 하락·달러가치 상승
미 경기하강·무역분쟁·대만의 규제 등도 악재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미국 회사채 펀드가 채권 투자에선 돈을 잃고 달러에선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리가 오르며 채권 가격은 떨어졌고, 달러 가치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환헤지(hedge)를 한 펀드는 달러 가치 상승을 누리지 못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이 고스란히 수익률에 반영됐다.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달러우량회사채펀드' 언헤지(UH)형 수익률은 6.06%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펀드 헤지(H)형 수익률은 1.08%에 그쳤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미국투자적격회사채펀드' 역시 헤지형은 -0.96%, 언헤지(UH)형 5.08%의 수익률을 각각 나타냈다.

이 기간 달러/원 환율은 1070원에서 1142원으로 6.78%로 올랐다. 1~3년물 미국 회사채 금리는 현재 연 연 3.19%로, 올 들어 0.83%p 상승했다. 2010년 이후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월·6월·9월에 3차례 금리를 인상, 기준금리가 1.25~ 1.50%에서 2.00~2.25%까지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회사채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달러우량회사채펀드' 운용매니저인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Global Fixed Income 운용본부 상무는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어도 2회 이상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 같다"면서 "금리를 올리는 환경에서 장기금리가 랠리를 펼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금리인상에 대한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거나 차후 금리 인상폭이 시장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면 미국 회사채 랠리가 가능하다"면서도 "올해 안에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신긍호 신한은행 신한PWM 투자일임부 부장은 "미국 연준에선 금리를 올리고 난 다음 경기상황을 봐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향후 6개월 정도 지나야 중립수준의 금리에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레이트(Late) 싸이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중간 무역분쟁도 미국 회사채에 악재라는 분석이다. 

김진하 상무는 "싸이클 후반에 들어오면 개별 기업 실적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는 채권쪽에 스프레드 확대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신(新)냉전으로 격상되는 구도"라면서 "관세 부과 등으로 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안 좋아질 것 이란 우려 때문에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역외 달러 부족도 미국 회사채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법인세 개정으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보유 현금성 자산을 자국 내로 송환하면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또 헷지비용 상승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에 매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렇게 빠져나간 금액만 글로벌 전체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견자산운용사 해외채권 운용매니저는 "대만은 그 동안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해왔는데,지난 포모사본드 규제로 달러채권 투자가 65%로 제한됐다"며 "문제는 이 조치로 대만 보험사 대부분이 65% 한도가 찼다. 미국 회사채 시장의 수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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