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거래일 연속 순매도
새벽 美 선물시장 급락...반등 모멘텀 사라져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 23일 2010선을 시작으로 2050선까지 맥없이 무너지는 등 심리적 지지선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26일 코스피 일일 지수 추이 [자료=키움 HTS] |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15포인트(1.75%) 내린 2027.15에 거래를 종료했다.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이며, 이 기간 하락률이 6.26%에 달한다.
개장 직후 2050선 밑으로 떨어진 코스피는 30분만에 2050선을 회복하며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10시20분경 2050선이 재차 무너졌고 오후 12시30분을 기점으로 2010선마저 붕괴되며 2000선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이후 기관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후 2시 2030선에 가까스로 복귀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반등에 실패하며 2020선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20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월2일 이후 처음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주 초반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재개하고 기관도 순매수했으나 이날 외국인 현·선물 순매도 및 기관 순매도가 나타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779억원을 순매도해 최근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0월에만 약 3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새벽 미국증시의 강한 반등에도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기업들이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 그대로 이어지며 주요국 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센티멘털이 펀더멘털을 압도하는 기록적인 주가 그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 거시건전성 우려, 외국인 투매 등의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대내외 이슈가 모두 좋지 않은 만큼 하방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요 지지선이 무너지며 장중 투매가 나오고, 지수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수준의 반등을 위해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나 긴축 완화 중 최소 하나가 필요한데 당분간 이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업종이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한 건 그나마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3분기 실적 호조에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던 SK하이닉스가 3.55% 올랐고, 삼성전자우선주도 1.05% 상승 마감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역시 낙폭을 만회하며 보합세로 거래를 종료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공포심리가 지난 2월은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며 “다만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는 만큼 조만간 변화의 계기가 나올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