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이익 6조3237억원…'전년比 73.19%·전분기比 16.12%' 증가
D램 가격 급락? 가능성 낮지만 분기별 투자계획으로 대응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고점(D램 가격 하락의 시작)' 우려에 투자규모 축소와 분기별로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여파,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투자둔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 등 을 감안한 조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25일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11조4168억원, 영업이익 6조32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 실적도 매출 30조5070억원, 영업이익 16조41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3조7213원을 넘어섰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8조1001억원)대비 40.95%, 전분기(10조3705억원)대비 10.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3조7372억원) 대비 73.19%, 전분기(5조5739억원) 대비 16.12% 증가했다.
이는 앞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매출 11조8005억원, 영업이익 6조3237억원을 상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50%에서 2분기 54%, 3분기에는 57%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대내외적인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내년 투자규모는 축소하고, 투자계획도 분기별(기존 연도별)로 시장상황을 고려해 확정하기로 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내년에는 수요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연간보다 분기별로 투자계획을 수립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내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내년은 올해보다 전체적으로 투자지출규모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D램'이 견인…"내년 가격급락 가능성 없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호조의 주인공은 D램이다.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10%, 16%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출하량은 서버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 분기대비 5% 증가, 평균판매가격은 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3분기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신규 프리미엄 폰을 출시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증가, 데이터센터(IDC)향 고부가 서버용 D램도 견조한 수요도 이어져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D램 시장의 성장을 예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수요 감소가 이어져 가격하락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다시 수요가 회복돼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D램도 최근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멀티플(3개 이상) 카메라, 3D 센싱 모듈 등을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고 있어 고용량(6GB 이상) 모바일 D램에 대한 수요도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시장에서는) 올해 내내 계속된 D램 가격의 상승세 완화가 4분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지만, (미국 월가의 우려처럼) 내년 1분기 급락가능성은 절대적으로 없다고 본다"며 "내년 하반기 D램 가격을 예상하기 이르지만, 올해와 비슷하거나 상승반전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D램에 대한 미세공정 기술개발 속도를 높여 연내 1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nm)급 양산을 준비하고, 중국 우시 공장의 클린룸 확장도 연내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명영 부사장은 "D램은 3분기 중 수율 개선이 이뤄진 10나노미터 후반 공정의 기술성숙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용량·고성능 제품 개발에 주력, 10나노미터 중반 공정개발과 우시 공장 확장 공사를 연내 완료해 내년 상반기 양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내년 적자 우려되는 '낸드플래시'...시장경쟁력 확보해 성과 낼 것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올해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 실제 3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한 반면, ASP(평균판매가격)는 전분기 대비 10%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웨스터디지털, 도시바, 마이크론 등에 비해 경쟁열위에 있는 SK하이닉스(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5위)가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봤다.
지난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신규 반도체공장 'M15'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지금처럼 가격하락이 이어지면 내년에 (SK하이닉스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에서 캐파(공급물량)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경쟁업체들과) 격차가 있다. 내년 낸드플래시 업황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추가적인 가격하락 없이 낸드플래시 수요확대가 이어져 내년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3분기 동안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2016년 상반기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도 "모바일 업체들이 고용량 채용을 확대 중에 있고 PC, IDC 업체도 SSD 탑재 용량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신규 제품에 대해서는 탑재 용량의 증가로 가격반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 준공식을 가진 충북 청주 신공장(M15)도 내년 2분기부터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명영 부사장은 "전체 낸드플래시에서 3D 비중을 70% 중반까지 올릴 계획"이라며 "증가하는 (낸드플래시) 재고 문제는 올해 연말을 넘어가면서 완화,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과잉 영향이 줄어 가격 하락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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