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젊은 시절을 보낸 이조의 차남 이청(현빈)은 형의 부름으로 조선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조선은 야귀(夜鬼)의 출몰로 혼란에 빠진 상황. 이청 역시 위험에 처한 찰나 야귀떼를 소탕하는 무관 박종사관(조우진) 일행을 만나고, 그들과 동행한다. 같은 시각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은 이 세상을 뒤엎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감행한다.
영화 '창궐' 스틸 [사진=NEW] |
영화 ‘창궐’은 지난 2017년 개봉해 78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공조’ 김성훈 감독과 현빈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영화는 좀비라는 괴존재를 사극에 결합하면 재밌겠다는 김 감독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좀비라는 소재를 조선이라는 과거 시제에 대입함으로써 신선함을 챙겼다.
물론 철없던 왕이 위기를 헤쳐가며 성군이 되는 서사 자체는 크게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풍성한 볼거리가 ‘창궐’만의 특별함을 만들었다. 170억원이란 제작비가 아깝지 않은 웅장한 스케일과 사운드는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특히 현빈이 주축이 되는 액션신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아쉬운 지점은 직접적이고 반복적인 메시지 전달에 있다. “이게 나라냐”, “왕이 있어야 백성이 있는 거라고 했냐. 아니다. 백성이 있어야 왕도 있는 거다” 등의 대사가 배우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전달된다. 현 상황을 연상케 하는, 수많은 횃불이 궁궐을 감싸는 식의 작위적인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긴장감이 떨어진다.
배우들의 연기는 빈틈없다. 현빈은 성장해 나가는 이청의 면면을 이질감 없이 그려냈다. 앞서 언급한 액션 연기는 한껏 물이 올랐다. 현빈이라 가능했던 장면이 분명 존재한다. 장동건 역시 훌륭하다. 그는 영화의 무게감을 잡는 동시에 광기에 가까운 김자준의 야망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오로지 연기만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김 감독의 따뜻한 배려가 묻은 엔딩크레딧도 인상적이다. 야귀떼로 등장한 조·단역 배우들의 이름을 사진과 함께 띄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소원 세자를 연기한 김태우의 이름 옆에 ‘그리고 김주혁’이라고 적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 김주혁은 촬영 중이던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오는 2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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