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이 내달 4일(미국 동부시각)부터 이란 금수조치를 시행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러시아에 원유를 판매한 뒤 러시아가 자국의 원유라고 속여 재판매하는 방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이란을 도울까 염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지난 5월, 2015년에 체결된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후 동맹국들에 내달 4일까지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고위 관료들은 이란이 대체 보급로를 물색하고 있을까 우려하며 특히 미국의 제재를 피할 곳으로 러시아를 염두해 두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고위 행정부 관료는 FT에 이같이 경고하며 "나는 러시아가 이런 상황을 고려조차 못하게 할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지 않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와 이란 제재 복귀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 핵협정은 러시아를 비롯해 아직까지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이 잔류하고 있다.
시리아 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지원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러시아와 이란은 최근 증산을 논의했다. 이란 석유장관 비잔 남다르 잔가네는 지난주 모스크바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노바크 에너지장관을 만났다. 두 사람은 석유 생산량을 늘려 세계 석유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양국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몇주들어 미국 관리들은 일부 이란산 원유 수입국들에 전면 금수가 아닌 대폭 감축해 수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면제권(waiver)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이란이 계속해서 원유를 수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미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대규모 원유 생산국들에 수출을 늘려 세계 시장에서의 공급 차질을 상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5개월전부터 최소 하루 당 40만배럴(bpd)에서 약 1140만bpd로 대폭 증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 수출량이 11월 4일 이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향후 몇개월 안에 20만~30만 bpd를 추가 생산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이는 이란이 원유를 러시아에 판매해 러시아가 자국산으로 속여 수출하는 시나리오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다. 석유 무역업자들과 분석가들은 이란에서 러시아로의 대규모 석유 이동을 발견하는 것은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양국은 파이프라인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확실히 카스피안해에서 오일 탱커에 의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동시에 미국이 위성 신호와 이미지로 추적하기 쉽다.
몇몇 트레이더들은 FT에 러시아로부터 재포장된 이란산 오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와 민간기업도 미국의 제재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라고 있어서라는 설명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과 접경하고 있는 인근 석유수출국인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뒤 다음주 초 모스크바를 방문해 크렘린궁 고위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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