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8단계 적용...최대 10만5600원 부과
"유류할증료 인상, 항공사 수익과 무관"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항공업계가 꾸준히 오르는 국제유가 탓에 연일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고정비인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 가량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유가 변동이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이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지만 사실상 완전 보전은 어렵다. 오히려 할증료를 붙여 수익성 향상을 꾀하려 한다는 '괜한 오해'만 사게 된다. 항공사 입장에서 유가상승은 득 될 게 하나 없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셈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각사] |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기존(7단계)보다 한 단계 높은 8단계로 부과한다. 지난달과 이달에 유류할증료를 올린데 이어 3개월 연속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4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한 국제유가가 반영됐다.
현재 대한항공은 500마일 미만부터 6500~1만마일 미만까지 비행거리에 따라 노선을 9구간으로 구분해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 달은 8단계로 최소 1만4400원에서 최대 10만5600원까지다. 최장 구간에 속하는 인천-시카고, 인천-뉴욕 등 미주노선의 경우 현재 9만2400원에서 10만5600원으로 유류할증료가 1만3200원 오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유류할증료 인상이 확실시된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8단계를 적용, 최소 1만4700원에서 최대 8만3200원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최장 구간(5000마일 이상)에는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주와 런던, 파리, 베네치아 등 유럽 노선 등이 속해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약 3.8ℓ)당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그 미만일 땐 0원이다.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결정짓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25.47센트였다.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인상할 때마다 항공권 가격이 비싸진다는 소비자 불만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항공사 입장에선 유류할증료를 올려도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올려 돈 번다는 얘기가 있는 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항공사 입장에선 수익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 등을 파악해 유류할증료를 결정하는데 인상하더라도 유류비 상승분이 일부 보완되는 수준일 뿐 완전히 상쇄되지 않는다"며 "이익이 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유류세 인하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기름값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항공업계는 이와 무관하다. 이미 국제선 항공유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자체가 국가 기간산업이여서 일정 부분 세금 혜택을 주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결정하더라도 우린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들이 유가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로, 항공사들은 매달 유류할증료를 결정, 중순쯤 발표한다. 탑승일과 관계없이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며, 탑승시점에 인상되거나 인하되더라도 차액이 징수, 또는 환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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