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하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에 제약주에 관심 쏠릴듯
제약업계 "인도주의 차원 지원...실제 기업 이익엔 영향 미미"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남과 북이 본격적인 경제 협력을 앞두고 이달 하순께 전염성 질병 유입 및 확산방지를 위한 회담을 진행키로 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지만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교류가 기업들에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주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앞서 지난 15일 남과 북은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논의하는 첫 고위급회담을 열고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철도 및 도로 연결, 산림협력, 이산가족 면회소 개보수 등 UN 대북제재를 최대한 피해가면서,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이 중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방지를 위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은 10월 하순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한다. 의약품 지원, 병원 진출 등 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분류돼 제약업계가 가장 먼저 휴전선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20. |
다만 남북 의료협력을 통해 제약사들이 경제적 이익을 당장 얻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신풍제약과 조아제약,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은 의약품 전달, 봉사활동 등 무료 의료지원을 펼쳐왔다. 하지만 정식적으로 한국 의약품을 수출 계약하는 단계까지 가진 못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지원도 끊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임원은 “남북경협이 시작되고 정부에서 제약사 협력을 요청하면 기업 매출은 늘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 의약품 지원은 무료 또는 원가에 공급한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00년 당시 북한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식량과 비료 등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지원했던 것이다. 의약품은 적십자와 국제 NGO 기구를 통해서 지원했다”며 “북한은 FTA, WTO 등에 가입이 안돼 있어 의약품, 화장품, 옷 등 한국산 소비재를 수출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남북경협 테마 제약주는 특정 이벤트나 소식이 전해지면 급등락을 이어왔고, 투자자들 역시 급격한 쏠림 매매를 해왔다. 일례로 지난 3월 1차 남북정상회담을 공식화한 후 신풍제약은 8000원대에서 한달 만에 1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5월 뇌졸중혁신신약 임상 전기2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800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조아제약 역시 3월 5000원대에서 4월 7000원을 넘어섰고, 5월 5000원대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 CIO는 “제약사들의 북한 진출(혹은 지원)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남북경협 테마주는 합리적으로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확실한 계약 성사 등이 없으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