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향후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에 무게가 실리고 기업 이익도 고점을 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자금을 빼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랙록은 16일(현지시간) 3분기(7~9월) 펀드에서 31억1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1년 전 961억1000만달러가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반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기관 투자자들은 비상장지수펀드(non-ETF)에서 308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출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조심스러운 비관론이 나온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전체 경제에는 좋지만, 기업 이익에 좋지 않은 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은 이익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더 많은 실망과 더 큰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주식 대부분이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매도세가 일기 전에도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11일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400포인트가량 빠지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주말 막판 강한 반등을 보였지만 한 주간 4% 이상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3.75%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주 주식 약세를 촉발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3차례 금리를 올렸으며 12월에도 한 차례 더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도의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 확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 역시 주식시장에 악재가 됐다.
투자자들은 향후 증시의 방향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펀드매니저 대상 서베이에 따르면 이번 달 펀드매니저들은 10년간 세계 경제에 대해 가장 비관하면서 현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85%의 펀드매니저는 세계 경제가 확장 후반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경기를 비관한 응답자 비중은 이전까지 최고치로 기록된 2007년 12월보다 11%포인트 높았다.
마이클 허트넷 BAML 수석 투자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세계 성장에 대해 비관한다”고 말했다. BAML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대다수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전까지 현재 2700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S&P500지수가 최소 25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