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내려온 대륙성 기단, 태풍 북상 경로 막아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태풍 콩레이가 2018년 마지막 태풍이 될 전망이다. 양쯔강기단 등 차가운 북쪽 공기가 한반도로 불어와서다.
정상두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은 8일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남쪽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다”며 “북쪽의 찬 공기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 태풍이 생겨도 한반도에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정 예보관은 또 “찬 공기가 한반도에 자리 잡기 시작한 만큼, 태풍이 발생해도 일본이나 필리핀 쪽에 머물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뉴스핌] 이윤청 기자 =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파도가 거세게 치고 있다. 2018.10.06 deepblue@newspim.com |
태풍은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해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적도에서 달궈진 고온다습한 공기는 높은 고도까지 상승하다 저온 지역으로 이동한다.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적도를 벗어나 이동한 탓에 적도 지역엔 기압이 낮아진다. 이 현상을 열대성 저기압이라고 한다.
적도를 떠난 고온다습 공기는 상대적 저온 지역인 고위도 지역으로 향하며 찬 공기와 만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열대성 저기압은 온도가 낮아지며 수증기가 물로 응결된다. 응결된 물은 구름을 만들거나 비를 쏟는다.
수증기가 응결되는 과정에서는 ‘잠열’이 배출된다. 얼음을 녹일 때 열이 필요한 것과 반대로 물이 얼 때는 열이 방출된다. 수증기와 물이 변할 때도 열이 흡수되고 배출된다. 이를 잠열이라고 한다. 따뜻한 공기가 많다면 잠열이 주위 공기를 데워 다시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를 만든다.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 열대성 저기압은 세력이 강해지고 태풍으로 발전한다.
태풍은 수증기를 공급받으면 더욱 강해진다. 반면 수증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차가운 해역과 육지를 지나면서부터 세력이 꺾인다. 태풍이 여름에 주로 한반도까지 북상하는 이유는 달궈진 북반구에서도 수증기와 따뜻한 공기 유입이 가능해서다.
항상 여름인 적도 부근에선 태풍이 매달 발생한다. 반면 북위 30도 지역이 가을로 접어드는 10월~11월에는 태풍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07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에 영향을 준 태풍 347개 중 10월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콩레이(Kong-rey)’까지 열두 개에 불과하다. 11월~12월 발생한 태풍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0월 6일 오전 9시 기준 한반도 인근 해역 수온. [사진=해양수산부 바다누리 해양정보 서비스.] |
하지만 최근 들어 폭염이 지속하면서 태풍 발달 요인이 많이 생겼다. 특히 한반도를 폭염에 열돔 현상이 대표적이다. 더운 공기가 갇히면서 북반구 바다를 데웠다. 태풍이 세력을 키워가며 북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번 콩레이도 달궈진 필리핀해를 지나면서 최고풍속 53m/s,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인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전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한반도가 쌀쌀한 가운데 태풍이 상륙했다는 건 차가운 대륙성 기단을 북태평양고기압이 비집고 들어 왔다는 의미”라며 “폭염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는 폭염이 물러간 가운데 북상해 세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구름을 만들면서 많은 비를 뿌렸다. 콩레이에 직접 영향을 받은 제주도와 경남 지방에는 5일부터 6일까지 시간당 3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 기준 콩레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자 2명, 실종자 1명으로 집계됐다. 281가구 4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경북 영덕 주민들이 251가구 41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건물 1326채가 물에 잠겨 침수 피해를 보았으며 침수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도 660㏊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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