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R 쿨러 균열에 따른 냉각수 누출 흔적 없어
민관합동조사단, BMW에서 133개 기술자료 받아 분석
늑장리콜‧리콜축소 여부 검토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안전진단을 받고서도 화재가 발생한 BMW 520d 차량의 부품을 확보해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BMW측에서 화재원인으로 제시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쿨러의 균열에 따른 냉각수 누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BMW 화재사고를 조사중인 민관합동조사단은 BMW에서 제출받은 133개 항목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늑장리콜이나 리콜축소 시도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민관합동조사단의 BMW 자동차 화재사고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BMW 화재원인 조사 엔진 시험 장면 [사진=교통안전공단] |
지난 1일 서울 송파구에서 안전진단을 받고 EGR모듈을 교체한 BMW 520d(2015년식, B47엔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 차량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화재관련 부품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BMW측에서 제시한 화재 원인은 'EGR쿨러의 균열에 따른 냉각수 누출'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번 화재차량의 EGR쿨러는 교체된 것으로 냉각수 누설이나 침전물 흔적은 없었다. 흡기다기관에서 천공과 발화가 발생했다. EGR쿨러에 균열이 없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냉각수가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 7월16일 국토교통부의 조사지시 후 BMW에 12회에 걸쳐 총 166개 항목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자료제출 기간이 남아있는 33개 항목을 제외한 133개 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중이다.
제출자료를 바탕으로 늑장리콜과 리콜축소 여부를 비롯한 자동차관리법 위반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중이다. 'EGR 바이패스 열림조건'을 비롯한 기술적 타당성이 미흡하게 제출된 자료는 추가로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엔진과 실차 시험은 고속주행시험장과 모니터링시스템이 구축된 시험동에서 진행중이다. 이 곳에서 온도와 압력, 공기, 연료유량을 비교·분석하고 있다.
또 현장조사를 통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EGR쿨러 19개에서 채취한 침전물에 냉각수 성분이 함유돼 있는지를 분석중이다. EGR쿨러 외 천공이 발생한 흡기다기관 14개를 확보해 흡기다기관 내 카본퇴적물의 냉각수성분 검출여부를 확인 중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주행 중 차량에 대한 바이패스밸브(또는 EGR밸브) 고착 및 열림 여부에 관한 시험도 진행중이다. 고온의 EGR 가스 유입에 따른 화재 가능성 시험, EGR쿨러의 균열원인 규명을 위한 시험, EGR시스템 제어관련 소프트웨어 확인 시험도 실차와 엔진부분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항목별 화재원인 시험 현황 [자료=교통안전공단] |
민관합동조사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히 조사 중이다. BMW가 주장하는 EGR결함 외 흡기다기관 문제, 소프트웨어와 같은 다른 원인이 확인될 경우 리콜방법을 변경하거나 확대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공단은 BMW 차량화재에 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조사를 위해 지난 8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매주 금요일마다 합동조사단 전체회의와 엔진분야 소위원회를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제작사 제출자료를 함께 검토하고 매주 화재차량 및 EGR 고품에 대한 시험분석, 조사 진행현황을 점검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 BMW와 민간에서 제기한 조건을 포함한 원인규명이 가능하도록 시험 및 제출자료 분석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리콜대상인 경유차량 뿐만 아니라 리콜대상에서 제외된 휘발유차량의 화재발생을 포함한 전수조사를 기본방침으로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리콜대상이 추가되거나 조치방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