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부회장, 올해 직원 1600명 만나 의견 청취
신입사원 6명, 임원 워크숍에서 '밀레니얼 세대' 편견 해소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천주교에서 사제직을 박탈하는 '파문'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소통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excommunication'입니다.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직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LG화학이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임직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세대간 편견이나 오해 등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에는 평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직원들과 만나고 있는 박진수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21일 LG화학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스피크 업(Speak up)'이라는 주제로 직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올해에만 직원 1600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LG화학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경영진부터 직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해 '스피크 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박 부회장은 직원들의 생각을 더 잘 알게 됐고, 직원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신입사원 6명이 박진수 부회장(왼쪽 다섯째) 등 임원들과 '밀레니얼 세대와의 행복한 동행'을 주제로 20일 행사를 가졌다. [사진=LG화학] |
특히 지난 20일에는 국내외 임원 및 공장장, 연구위원 등 약 300명이 모여 신입사원 등 젊은층과 세대간 생각 격차를 줄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오산 LG화학 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임원 리더십 워크숍'에서는 신입사원 6명이 무대에 올라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임원들이 신입사원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해소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2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2000년대에 주로 활동하고 있는 소위 '젊은층'을 일컫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적으로 전체 인구 중 4분의 1이 넘는 약 20억명 가량이다.
이들은 △자기중심적이며 회사와 구성원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 △기성세대와의 소통을 꺼린다 △스펙은 좋은데 일을 잘 못하고 정신력이 약하다 등 기성세대가 젊은층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이주은 사원은 "젊은 세대가 직장을 찾을 땐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라며 "일과 개인적인 삶이 균형을 유지될 때 업무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주완 사원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식의 소통이 필요하다"며 "보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지시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LG화학은 올해 매분기 실시하는 사내 임직원 모임의 주제를 '소통'으로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장 내 소통을 강조하는 영상물이나 강의 등을 통해 그 중요성을 직접 느끼고 실천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면서 최근 몇 년 새 임직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박 부회장이 CEO로 취임했던 지난 2012년 1만2000명 서전이던 국내 임직원 수는 현재 1만8000여명으로 50% 이상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20~30대 직원도 7000여명에서 1만1000여명으로 늘어 전체 직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대 간 편견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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